미국 월트디즈니가 플로리다주의 보수적인 교육 정책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가 지난 55년간 누려온 특혜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상원이 이날 월트디즈니가 현지에서 운영하는 디즈니 월드 리조트에 대한 세금 혜택을 박탈하는 법안을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는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디즈니월드를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특별구로 지정해 매년 수천만 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는 지난 1971년부터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에 대형 놀이동산과 부속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디즈니가 플로리다에서 고용한 직원만 7만 명에 달한다. 개발 당시의 주지사가 “디즈니 랜드는 플로리다 최고의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대로 이곳은 연간 7500만명이 방문하는 장소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주정부와 주의회의 갑작스런 공세에 디즈니는 상당한 특권을 내놔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 이유는 성교육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 주의회는 공립학교에서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제한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에게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교육이 아예 금지됐고, 4학년 이상 학생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은 가르칠 수 없게 됐다.
당초 디즈니는 이 법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회사의 침묵에 대해 직원들이 단체로 항의하는 등 행동에 나서자 밥 체이펙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체이펙 CEO는 플로리다주의 새 교육법이 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디즈니 측이 플로리다주에서는 더이상 정치자금을 풀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공화당 정치인들을 격분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의회에 디즈니에 대한 혜택을 박탈하는 법안을 처리하라고 직접 요청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주의회가 처리한 법안에 조만간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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