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자국 ‘입국 금지’ 명단을 발표했다. 미국 등 서방의 각종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조 바이든 미 정부의 백악관과 국방부·국방부 소속 관리, 미국 기업인 등 총 28명의 러시아 입국을 금지한다고 이날 밝혔다. 입국 금지 명단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이름을 올렸으며 미 ABC 방송의 유명 시사프로그램 앵커인 조지 스테퍼노펄러스도 포함됐다. 또 티프 맥클렘 중앙은행 총재와 정부 관계자 등 캐나다 인사들도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를 대상으로 제재를 부과했다는 이유로 역시 입국 금지 대상이 됐다.
이 가운데 저커버그의 입국을 막은 것은 미국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상징적인 보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러시아 통신 규제 당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지난달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이 자국 국영 매체의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는 등 수십 차례 ‘차별 조치’를 했다며 러시아 내 페이스북의 접속을 차단했고, 곧 이어 같은 이유로 러시아에서의 인스타그램 서비스도 중지했다.
또 모스크바 트베르스코이 법원은 같은 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러시아에만 불리한 정보를 유통해 ‘극단 주의적 활동’을 벌인다는 이유로 서비스 중지 판결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메타의 총 책임자인 저커버그를 제재 대상으로 삼아 정보 ‘선전전’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러시아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관련 ‘가짜 뉴스’를 의도적으로 유포할 경우 최고 징역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법을 통과시켰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고 있는 이른바 ‘특수 작전’의 실상을 축소·은폐하려는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