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공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 아들과 아내 등 가족을 해외 출장에 동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에서 열리는 해외 학술대회에 참석하면서 서울대 공대 소속 학부생인 아들을 동반해 '아빠 찬스' 해외 연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실은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이 후보자의 출장 기록과 과기부의 후보자·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출입국 기록 등을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2017년 6월 4일∼9일 일본으로 6일간 출장을 떠나면서 아들 이모 씨와 아내 이모 씨를 동반했다. 당시 아들 이씨는 2017년 5월 카투사(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군)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해 휴학 중이었다.
2014년 3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입학한 이씨는 2020년 2월 졸업 직후, 같은 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에 진학해 현재 재학 중이다. 이씨는 반도체 분야 전문가인 이 후보자 달리 인공지능(AI) 분야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2017년 12월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9일 동안 출장을 가면서도 배우자와 함께 출국했다.
각 출장 기간 이 후보자와 가족의 출·입국 기록은 정확히 일치해, 가족들이 출장 기간 내내 이 후보자와 체류했음을 시사한다. 이 후보자는 각 출장지에서 가족과 한 숙소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출장은 연구 과제를 위해 기업 지원을 받았고, 미국 출장은 서울대가 경비를 부담했다. 이 후보자는 각 출장에서 돌아온 뒤 간략한 여행 개요와 일정이 담긴 A4용지 1장짜리 '공무국외여행 결과보고서'를 서울대에 제출했다.
조승래 의원은 "장관은 공사 구분이 특별히 중요한 자리"라며 "국민의힘도 과거 청문회 때 유사한 이유로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이 후보자도 엄격한 잣대로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과기부 관계자는 "식비 등 이 후보자의 출장 경비는 서울대 규정에 맞춰 정산했고, 항공권은 실비 정산했다"며 "가족의 항공권 등은 사비로 지출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가족과 한 숙소에 머물면서 추가 비용을 지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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