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에 합격한 ‘2018학년도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경북대 의대 교수 10명이 초안을 마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 병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경북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4월 10일 입학과가 의과대학에 지역특별전형에 대한 의견 조사 공문을 보낸 뒤 19일 의전원간호대학합동행정실이 입학과에 2018학년도 의과대학 학사편입학 전형 기본계획(안)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의대 교수 10명으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가 편입학 전형 계획을 수립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한편 경북대 측은 뉴스1을 통해 "입학 전형이 확정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 정 후보 개인이 개입할 만큼의 틈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북대 측에 따르면, 보통 입학전형위원회는 10명 정도로 구성된다. 위원회가 기본 계획을 수립해 대학 본부 입학처에 보내면 경북대 전체 대학입학전형관리위원회에서 전체 학과에 대한 편입 전형을 심의한다. 이후 단과대별 학장, 처장 등 간부 33명으로 구성된 학장회의에서 검토 후 교수회의에 보고한 뒤 최종으로 대학 총장의 결재가 필요하다.
이들은 18일 만에 특별전형을 신설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경북대 측 관계자는 “편입 전형안 의논이 시작된 날짜는 3월 2일로, 최종 확정 날짜인 4월 28일까지 거의 2개월이 소요 됐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지역 특별전형 신설 배경에 대해 "지역 특별전형이 아니어도 원래 지역 출신 입학생이 50%대였다. 오히려 지역 특별전형으로 30%를 뽑으면 다른 지역 지원자에 대한 역차별 우려가 있어 시행하지 않다가 의대와 치대를 같이 묶어 비율이 내려가 교육 당국에서 지역 특별전형 신설을 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북대 측은 지역인재 특별전형 신설 당시 참여했던 교수 10명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에는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명단을 공개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해당 교수들의 명단과 회의 내용 등 자료를 제출해 이른바 ‘청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이들 교수 중 정 후보자의 측근이 포함됐을 경우 특별전형 신설에 대한 청탁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정 후보자 아들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지내던 2016년 12월 2017학년도 일반전형으로 의대 편입학 시험을 봤지만 불합격했다. 이후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원장이 된 뒤 2018학년도 처음 신설된 지역인재특별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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