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외제 스포츠카 등 고가 차량만 골라 26대를 부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용산구 한강로2가의 한 아파트 입주민인 A 씨는 지난 24일 오전 7시 30분께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외제차 등 고가 차량 26대를 둔기로 훼손한 혐의(특수재물손괴)를 받는다. 피해 차량 중에는 3억원이 넘는 스포츠카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YTN, SBS 등은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검은색 옷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A 씨는 한 손에 둔기를 든 채 차량 앞으로 다가간다. 그리고선 차를 내려치려는 듯 팔을 높이 들었고 차량에서는 쿵 소리와 함께 충격이 감지됐다. 해당 차량은 앞 유리창과 운전석 사이드 미러가 부서지는 등의 손상을 입었다.
또 다른 영상에는 손에 둔기를 든 A 씨가 차량과 조금 거리를 둔 뒤 앞 유리와 사이드 미러를 향해 이를 던지는 장면이 담겼다. A 씨는 유리가 깨지지 않자 아쉬운 듯 고개를 저으며 바닥에 떨어진 둔기를 줍기도 했다. 그는 차량을 향해 둔기를 던지는 행동을 수차례 반복한 끝에 앞 유리가 깨지자 둔기를 주차장 바닥에 집어 던진 뒤 범행 지역을 벗어났다.
피해 차주들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기분은 안 좋다. 차를 좀 아끼는 편이기도 하니까. 뉴스로만 보던 일이 나한테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잡하다. 당장 내일 차를 타고 출근해야 하는데, 차가 박살 나 있어서 갖고 가지도 못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되고 그렇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범행 당시 음주나 마약 투약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현재 보호자 요청에 따라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 차주들을 상대로 피해 금액을 파악하는 한편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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