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내용을 사전에 동의했을 것이란 의혹에 대해 “중재안의 ‘중’자도 못 들었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김 총장은 25일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제가 무능하다고 해도 중재안에 대해서는 전혀 알 리가 없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21일) 국회의장은 비서실장이 배석한 면담과정에서 40분을 할애해서 제 말을 충분히 경청했다“며 ”그 과정에서 중재안이나 여야 협의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재안 내용은 그 다음날 출근해서 간부회의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이라며 ”면담과정에서 알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박 의장은 김 총장과 검수완박과 관련한 면담을 가진 다음날인 22일 중재안을 발표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선 김 총장이 면담과정에서 중재안 내용을 사전에 듣지 않았겠냐는 의구심이 생겨났다.
김 총장은 중재안이 발표되기 직전인 당일 출근길에서 "국민과 국회, 여론에서 원하지 않는 권력수사를 하지 않는 게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김 총장은 해당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검찰의 공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권력수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한 권력수사를 해야 하며, 국민, 국회, 여론에서 원치 않는 권력수사는 하지 않는 게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검찰청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대상을 확대하고, 심의위원 신청권자를 확대하겠다는 취지였는데, 하필이면 중재안이 나오면서 약간 오해가 생겼다”며 “(중재안이 나온 뒤)국회에 있는 여러 검사나 검찰 직원에게 관련 내용을 확인해봤는데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또 중재안이 나온 전후로 양대 정당 및 대통령직인수위와도 별도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총장은 “임기를 마쳐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에도 두 번째 사직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선 “임기는 국민과 약속이니 가급적 지키는 게 맞지만 검찰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닥치면 검찰 수장으로서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사직서 제출 후 문 대통령으로부터 연락이 왔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