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중도·보수 후보들의 재(再)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의 합계 지지도가 진보 진영 후보들보다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보수 교육계의 단일화 요구가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달 말 재단일화를 목표로 출마한 이주호 예비 후보는 내일(26일) 박선영 예비 후보와 만나 재단일화 절차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예비 후보는 내일 오전 10시 30분 박 예비 후보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재단일화 방법 및 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논의에서 내용이 가시화되면 이튿날인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으로 다른 예비 후보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예비 후보도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예비 후보로부터 연락이 와 내일 오전 만나기로 했다”며 "합법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단일화가 되면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만나 단일화 방법을 논의하기로 한 건 이 예비 후보가 목표로 했던 ‘4월 말 재단일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예비 후보는 지난 11일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중도·보수진영의 2차 단일화를 목표로 교육감 선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박 예비 후보 외엔 응하지 않자 일단 두 후보만이라도 만나 단일화 방법과 일정을 구체화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 단일화 후보로 선출된 조전혁 예비 후보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재단일화를 하는 것은 불의와 타협하는 일"이라고 못박았으며, 조영달 예비 후보는 교육계 인사가 주도하는 단일화 기구가 아니라면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단일화 방법으로는 ‘여론조사 100%’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방법으로 단일화를 진행하기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여론조사가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이유에서다. 박 예비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 방법으로 객관적인 명분이 있는 여론조사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욱이 박 예비 후보는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0~2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21.3% 지지율로 중도·보수 예비 후보 1위를 기록한 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탓에 나머지 후보들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바로 전날인 24일에도 자유민주진영 서울시 후보 단일화 연합회(서교연)는 4명의 후보에게 단일화 협의를 위한 소집에 응해줄 것을 독려했으나 이 예비 후보와 박 예비 후보 측만 참석해 단일화 논의는 무산됐다.
보수 교육계는 본 후보 등록인 5월 12~13일까지 극적 재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중도·보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49.3%로 진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41.1%)을 앞지르며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중도·보수 또는 진보 후보 단일화 없이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의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조희연 현 교육감이 32.3%로 가장 앞섰다. 뒤이어 박 예비 후보가 21.3%, 조전혁 예비 후보 10.8%, 조영달 예비 후보 7.7%, 이주호 예비 후보 4.9%, 강신만 예비 후보 3.5%, 최보선 예비 후보 3.2%, 윤호상 예비 후보 2.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 전화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0.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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