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가격에 대한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이들 국가가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고 지불하는 금액에 상한선을 둘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럽에 원유를 수출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감소해 러시아로서는 경제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매체는 “이밖에 러시아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제재에 좀처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경우 40%, 원유는 25% 가량을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 자원에 대한 제재에 나설 경우 피해가 외려 EU 회원국들한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에 따라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가격 상한제와 관세 부과가 거론되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다만 이마저도 유럽 내에서 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러시아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다른 EU 회원국보다 높은 독일이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 와중에 유럽으로 들어오는 러시아 원유는 오히려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수송 정보 업체 탱크트래커를 인용해 러시아에서 EU로 수출되는 원유가 3월 하루 평균 130만 배럴에서 4월 160만 배럴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원자재 정보 업체인 케이플러 역시 EU의 러시아 원유 수입이 같은 기간 하루 평균 10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로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유럽이 사들인 러시아 원유가 130억유로(약 17조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머뭇거리는 사이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줄인 러시아에 에너지 수입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러시아 우호국으로 꼽히는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원유의 양이 지난해 전체 러시아산 수입량보다 2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제재 효과마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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