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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마스크, 인수위 "한달 뒤" vs 당국 "다음주부터" [코로나TMI]

■인수위와 당국 간 마스크 힘겨루기

인수위 "취임 후 한 달 이내에 검토"

당국은 "29일 예정대로 발표할 예정"

신구권력 갈등에, 시민들 "혼란스럽다"

의료계는 예측 가능한 기준 마련 강조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제17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 기자




방역 당국의 실외 마스크 해제 발표를 이틀 앞둔 2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취임 후 한 달 이내에 ‘실외 마스크프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과 인수위가 엇갈린 의견을 내놓자 시민들 사이에선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는 불만이 나온다. 의료계는 실외마스크 해제가 국민들 최대 관심사인 만큼 양 측이 협의해 예측 가능한 시점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가 확정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100일 로드맵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정책 추진 체계 마련’, ‘지속가능한 감염병 대응체계 확립’, ‘고위험·취약계층의 두터운 보호’, ‘안전한 백신·충분한 치료제 확보’ 등 4개의 대주제를 골자로한다.

로드맵에 따르면 인수위는 취임 후 한 달 안에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실외 마스크 해제에 대해 “5월 하순께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 한다”면서 “외국과 선진국에서 실외마스크를 해제한 수준 정도로 (확진자 수가) 내려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실외 마스크를 벗되 건물에 출입할 때는 반드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과 같은 판단을 할 것”이라며 “새 정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서 정확하게 기준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세종시 오송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인수위 측이 이같이 밝히자 당국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다소 난감한 기색이다. 방역 당국은 15일 ‘거리두기 완전 해제’를 시행하면서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2주 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29일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발표를 이틀 앞 두고 당국과 인수위 측이 정면으로 충돌한 셈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인수위 측 실외 마스크 해제 안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손 반장은 ‘당국과 인수위 측 실외 마스크 해제 검토 시기가 엇갈리는데, 29일 예정대로 실외 마스크 해제 관련 발표를 진행하는 것이 맞냐’는 질의에 “인수위 측 의견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답변이 어렵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답했다. 다만 당국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손 반장은 “실외 마스크 해제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현재 감염 전파의 가능성, 위험성 자체가 실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유지의 필요성 자체가 실내보다는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과 인수위 측이 방역정책을 두고 이견을 보이자 시민들은 이같은 혼선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수(39) 씨는 양 측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구정부와 신정부의 정치적 계산에 민생은 외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씨는 “구 정부는 왜 갑자기 풀자고 하는 건지 근거가 없고 신 정부는 한 달 후에 무얼 확인하고 결정하겠다는지 설명이 없다”며 “둘 다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체 어떤 입장을 믿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온다. 문형일(27) 씨는 “가뜩이나 코로나 팬데믹에 국민들이 혼란스러운데 양쪽의 의견이 다르니 혼란이 가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도 당국과 인수위 대립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국민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실외 마스크 해제인데 당국과 인수위의 의견이 계속 엇갈려서 국민들이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인수위 측이 이날 발표한 30일 이내 해제도 기준이 불분명하다”면서 “확진자·위중증 환자·사망자 수가 얼마 밑으로 떨어지면 실외 마스크를 해제한다는 등 예측 가능한 기준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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