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의 의과대학 편입학과 아들 병역 관련 의혹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 후보자의 아들 정모씨가 '척추 협착'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은 지 약 2개월 만에 가족과 일주일이 넘는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씨는 경북대 의대에 재학 중이던 2010년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2015년 재검을 통해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바뀌었다.
27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정씨는 2015년 10월 29일 정 후보자가 재직 중이던 경북대병원에서 허리 통증을 이유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았고, 열흘 뒤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정 후보자 가족은 같은 해 12월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 여행패키지를 예약했고, 이듬해 1월 20일에 체코 프라하로 출국했다.
해당 패키지는 8박9일 동안 5개국 주요도시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둘러보는 코스가 포함돼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 의원실이 확보해 공개한 2015년 10월 29일자 병사용 진단서에는 '상기환자 장거리 보행시 통증이 재발될 수 있다', '증상 악화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음' 등의 내용이 적혔다.
같은 날 받은 외료진료 기록에도 '왼쪽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 '하지 직거상 검사 상에서 30도에서(+)'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검사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다가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 지점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 의원은 "정씨가 척추협착 판정을 받고 두 달 만에 (왕복) 약 24시간 비행과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를 한 것을 두고 의혹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 측은 "후보자 아들의 유럽 여행 이유에 대해 준비단에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척추질환은 항상 아픈 만성질환이 아니라 악화기와 정상기를 반복하는 질환이며, 대다수 척추질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님을 고려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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