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술·담배를 쉽게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학생의 술·담배 구매 용이성이 10%포인트 이상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며 청소년들도 가게 등에서 술·담배를 쉽게 구매했던 것으로 분석돼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질병관리청이 전국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흡연율은 남학생 6%, 여학생 2.9%였다. 전년과 비교해 남학생은 6%를 유지했고 여학생은 0.2%포인트 증가했다. 흡연율은 2000년대 중반 남학생이 17.4%, 여학생은 9.2%까지 상승한 후 한 자릿수대까지 줄었으나 최근 2년간 감소세가 멈췄다. 음주율도 2000년대 중반부터 떨어지다가 최근 2년은 정체됐다. 남학생은 2020년 12.1%에서 2021년 12.4%로, 여학생은 같은 기간 9.1%에서 8.9%를 나타냈다.
이는 청소년들이 술·담배에 접근하기 쉬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이나 가게 등에서 담배나 술 구매를 시도했을 때 살 수 있었던 비율이 담배는 2020년 67.0%에서 지난해 74.8%로, 술은 63.5%에서 71.3%로 대폭 늘었다. 특히 중학생의 담배 구매 용이성은 2020년 39.4%에서 지난해 55.1%로, 술은 36.1%에서 48.5%로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주된 흡연·음주 장소는 2018년에 비해 늘어 ‘집, 친구 집’이 각각 19.3%와 85.9%를 차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나이를 가늠하거나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기 어려워져 구매 용이성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체 활동은 늘었지만 식생활은 개선되지 않았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 활동을 한 청소년은 14.6%로 전년(14.0%)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일주일에 5일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비율은 2015년(27.9%)부터 6년째 늘면서 지난해 38.0%를 기록했다. 우울감·스트레스도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울감 경험률은 25.2%에서 26.8%, 스트레스 인지율은 34.2%에서 38.8%로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