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813위 그레이슨 머레이(29)와 세계 32위 케빈 나(39·이상 미국)가 또 한번 먼지를 일으켰다. 지난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설전에 이어 이번엔 몸싸움까지 벌어질 뻔한 큰 충돌이었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골프 위크는 머레이와 케빈 나가 28일부터 나흘간 멕시코 바야르타 비단타 바야르타(파71)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멕시코 오픈(총상금 730만 달러)을 앞두고 부딪친 ‘사건’을 보도했다.
이날 머레이는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케빈 나가 멕시코 오픈에 앞서 연습장에서 자신을 조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공을 치다가 치핑 그린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누군가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그곳에 있던 모든 선수와 캐디들까지 들을 수 있었을 만큼 큰 소리였다”고 말했다. 머레이에게 소리를 지른 선수는 케빈 나였다.
머레이는 “나는 곧장 케빈 나에게 갔고 그를 마주 보고 서서 ‘징계만 아니라면 너를 바로 고꾸라뜨렸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케빈 나가 내게 그런 행동을 했다면 그를 이번 시즌 아웃 시키고 나는 10분짜리 퇴장을 당했을 것”이라며 격분한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의 충돌은 지난 1월 PGA 투어 하와이 소니 오픈에서 시작됐다.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케빈 나는 퍼트 후 공을 바로 집어 들기 위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골프TV 리포터는 케빈 나의 이 동작에 대해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모습”이라는 글을 SNS에 남겼다. 케빈 나의 시그니처가 된 이 동작은 2019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따라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머레이는 케빈 나에 대해 “퍼트 하는 데 3분이나 걸린다. 정말 질린다”는 글을 남기며 비꼬았다.
머레이의 이 같은 반응에 케빈 나는 “너의 컷 탈락하는 모습에 질려가고 있다”며 당시 약 10개월 동안 컷 통과를 하지 못한 머레이를 저격했다. 이에 머레이는 “슬로 플레이로 벌타를 먹이면 너는 컷 통과하기 힘들 거야”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케빈 나가 머레이의 글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아 다툼이 끝나는 듯했지만 약 석 달 뒤 둘은 다시 으르렁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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