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처로 상가가 부상하고 있다. 다주택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유세가 해마다 늘어나고, 대출도 어려워지면서 매달 임대료와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비주택 물건인 상가에 몰리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소속 자산관리전문가(PB)에 관리를 맡긴 자산가들이 제일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처는 상가였다. 응답자 가운데 38%가 상가를 골랐으며 그 다음은 재건축 아파트(20%)와 일반 아파트(2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KB금융연구소가 해마다 발간하는 KB부동산 보고서가 작성된 이래 최초로 상가가 아파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라 업계 이목을 끌었다. KB금융연구소는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투자 선호도는 하락한 반면, 상가·오피스빌딩 선호도는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9~2021년 사이에 일반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 선호도는 각각 12%p와 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가 선호도는 전년에 비해 14%p 가량 급등했다.
이 같은 자산가들의 선호를 반영하듯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21만 5816건으로, 2020년 거래량(17만 3914건)에 비해 1년 새 4만1902건이나 증가했다. 비율로는 24%이다. 상가 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투자 수익률은 1.83%로, 직전 분기인 작년 3분기의 평균 투자 수익률 1.57% 대비 0.26%p 증가했다. 또한 분기별 통계가 집계된 2013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들이 취득세나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담 때문에 주택을 추가로 매수하는 대신 상가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식당과 카페 등이 매출 타격을 입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이 발표되면서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바닥’을 찍은 상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분양에 나선 상가들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 4월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아크베이 스트리트’ 상업시설은 계약 시작 후 한 달 여 만에 모든 호실의 계약이 완료됐다. 풍부한 직장인 배후 수요를 둔 업무시설 상가도 인기가 좋다.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분양한 ‘마스터밸류 에이스’ 지식산업센터의 상업시설은 분양 당일 완판됐다. 같은 해 11월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에 분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어반 허브(URBAN HUB)’ 지식산업센터의 상업시설도 분양 한 달 만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산가들 사이에서 꾸준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가 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상가 분양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라며 “특히, 고정적인 배후수요를 확보해, 주 7일 공백 없이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상가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지며, 분양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배후수요를 확보한 상가 분양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내달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145-40번지 일대 신길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더샵 파크 프레스티지’의 단지내 상가를 분양한다. 올해 7월 입주를 앞둔 신축단지 내 상가인 만큼 배후 수요가 고정적으로 확보되는 자리다.
아이에스동서는 경기도 고양시 덕은 업무지구 8·9·10블록에서 공급하는 ‘덕은 DMC 아이에스BIZ타워 센트럴 스퀘어빌리지’를 분양하고 있다. 상업용지 비율이 1.3%로 희소한 덕은지구에 조성돼 관련 수요를 독점할 수 있다. 단지 전체 상업시설 비율도 4.9%로 희소가치가 있다. 함께 조성되는 연면적 약 20만㎡의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한 주거형 오피스텔의 고정수요가 풍부하다. 이와 함께 덕은지구 내 5,800세대의 주거시설과 2,400실의 업무시설 등 풍부한 배후수요도 갖췄다. 한강 공원과 가까운 덕은지구 대표 ‘수(水)세권’ 상가로, 주말 한강 나들이객 수요도 확보가 가능해 주 7일 공백기 없이 꾸준한 수요 확보도 가능하다.
은성산업과 은성건설은 5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시흥 씨앤펄 웰플렉스’ 상업시설을 분양할 예정이다. 해당 상업시설 인근에 지하철 4호선 및 수인분당선인 오이도역과 정왕역이 위치해 있고, 신안산선이 개통 예정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77번 국도, 제3경인고속도로 정왕IC, 영동고속도로 월곶IC가 인접해 있어 차량을 이용한 교통 환경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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