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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이제 원격의료 걸음마 뗐는데…中 핑안, 4억 명 고객 거느린 공룡됐다

한국원격의료학회 학술대회

중국 핑안굿닥터, 코로나 이후 30% 성장

일본 정부도 디지털 헬스산업 적극 육성

韓도 코로나 계기 인식 변화 "더 활성화해야"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사업 규모가 30%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연결한 ‘O2O’ 마케팅을 접목해 의료 서비스 사업을 계속해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29일 한국원격의료학회 1주년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셰궈퉁 박사는 “정부의 육성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온라인 약국와 원격진료 분야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핑안굿닥터는 중국 최대 민영 보험사인 핑안보험이 설립한 헬스케어 자회사다. 2000여 명의 의료진과 AI 보조 기술을 활용해 24시간 연중무휴로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휴한 약국은 16만 3000여 곳에 달한다. 지난해 말까지 핑안굿닥터에 등록된 이용자 수는 4억 2000만 명. 누적 상담 건수는 12억 7000만 건을 돌파하며 중국 내 선두 자리를 지켰다. 누적 유료 서비스 이용자 수는 3800만 명에 달한다. 핑안굿닥터를 경험해 본 고객들 4명 중 1명은 유료 서비스를 사용할 정도로 고객 만족도가 높은 것이다.





중국은 2014년 원격진료에 대한 개념을 수립하고 2015년 중국 환자와 미국 의료진 간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2016년에는 병원과 환자 간 원격진료를 도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가 감염 확산과 인구 이동을 억제하기 위해 인터넷 기반 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고령자가 많은 일본은 일찌감치 정부 차원에서 원격의료 관련 규제를 풀고 디지털 헬스산업 육성에 힘을 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원격의료 대상을 재진에서 초진으로 확대했다. 이에 네이버 관계사인 네이버 라인은 2020년부터 일본 원격의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지에서 ‘라인 닥터’ 서비스를 출시한 후 영상통화로 비대면 진료부터 진료비 결제까지 종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자체의 원격의료 진출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될 정도다.



중국과 일본이 원격의료 분야에서 속도를 내는 동안 ‘정보기술(IT) 강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는 한참 뒤처져 있다. 이제서야 원격의료 법제화를 향한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1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내 대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인 닥터나우 사옥을 찾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상시 허용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도 박현애 한국원격의료학회 회장은 “어느 때보다 원격의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시점”이라며 “일본과 중국의 선행 경험을 참고하고 그동안 경험한 원격의료 사례를 학문, 공공의료 정책, 산업 등 다양한 시각으로 짚어보면서 국내 원격의료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상생 구조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의 빗장이 조금씩 풀려가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2020년 2월 이후 2022년 3월까지 누적 443만여 명의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전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택트 서비스 소비자 수요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8.3%는 ‘원격의료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국민들의 잠재 수요가 매우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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