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이 임기 막판에 끝없이 꼼수와 몽니를 부리고 있다. 퇴임을 열흘 남겨놓은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에 대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 정부가 집요하게 윤 당선인 측과 충돌하는 것은 6·1 지방선거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 정권은 70여 년간 이어진 형사 사법 체계의 근본을 흔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하면서 국민들이나 야당과 소통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단독 의결했다. 야당과의 협의 없이 특위 구성을 결의하는 것은 유례없는 꼼수다. 본회의 상정 법안에 사개특위 관련 내용이 빠져 있어 부패·경제 범죄 수사가 검찰 업무로 계속 남게 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서둘러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등 꼼수를 총동원한 데 이어 30일 검찰청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할 계획이다. 법안 공포를 위해 다음 달 3일 국무회의 시간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와중에 민주당은 27일 온라인 기사에 대한 삭제·반론 요구권을 신설하고 공영방송 이사회를 확대 개편하는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다. 비판 보도에 재갈을 물리고 공영방송에 대한 통제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입법이다. 문 대통령이 석가탄신일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사면하면서 여권 핵심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씨 등을 끼워 넣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거대 여당이 자신들의 비리를 덮고 새 정부를 ‘식물 정권’으로 만들기 위해 나라의 근간을 바꾸는 법안들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고 있다. 입법 독재의 재발을 막으려면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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