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박모(44)씨는 2일부터 교실수업의 모든 부분이 정상화된다는 가정통신문을 받아들고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짝궁이 다시 생기고 체험활동도 갈 수 있다며 설레는 아들을 보면서 미소를 짓다가도 코로나 감염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불안하다. 박씨는 "아직 백신을 맞히지 않아서 감염될 경우 후유증이 크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실내에서는 꼭 마스크를 쓰라고 아이에게 당부했다”고 말했다.
전국 모든 학교가 2일부터 정상 등교를 실시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 역시 단계적으로 해제되면서 초등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교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 간 갈등과 학부모 민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2일부터 방역 목적의 원격수업 방식을 종료하고 전면 정상 등교를 실시한다. 특히 이동식 수업과 모둠활동, 토론 등 다양한 수업방식은 물론 동아리와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 등 모든 교육활동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재개한다. 전면 중단됐던 숙박형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역시 학생·교사의 의견수렴을 거쳐 진행할 수 있다.
마스크도 단계적으로 벗게 된다. 2일부터 유치원은 반단위 바깥놀이에서, 초·중·고교와 특수학교의 학급 단위 체육수업·체육행사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우선 해제된다. 학교 일상회복 방안이 안착단계로 들어서는 23일부터는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시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대면 교육활동 재개와 함께 마스크 의무 착용까지 해제되자 초등학생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교내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지난달 27일 6학년을 기준으로 1차 접종을 한 학생조차 전체의 5.4%에 불과할 정도로 백신 접종률이 낮아서다. 한 학부모는 “마스크를 썼을 때도 학생·교사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컸다”면서 “대면 교육활동이 재개되는 것까지는 좋은데 마스크를 너무 빨리 벗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마스크 착용 학생과 미착용 학생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고 이에 따른 학부모 민원도 제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고등학교 체육 교사는 “마스크 착용을 학생 자율에 맡기게 될 텐데 감염을 우려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특히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경우 마스크 착용 여부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학부모 민원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심모(17) 양은 “만약 친구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벗는데 혼자만 쓴다면 유난 떤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며 “마스크 때문에 친구 사이에 다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학교장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감염 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도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야외일 경우 기본적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가 방침”이라면서도 "학교장이 구성원 의견을 반영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재량권 부여가 오히려 학교 현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학부모나 학생들의 생각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재량권을 부여하면 각종 민원이 학교로 집중될 수 있다"며 “특히 마스크 착용은 감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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