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한 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신입생의 이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학생회 측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는 한편 사과 입장을 밝혔다.
A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생회는 지난달 20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중간고사 간식 행사 상품 전달 완료'라는 내용의 공지를 카드뉴스 형태로 만들어 게시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22학번 신입생 3명의 이름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대해 학생회는 "영어영문학과 학생회비는 등록금 납부할 때 같이 납부하는 학생회비와 별개"라고 적었다. 이 학생회비는 자율 납부 사항으로 중간고사 간식행사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말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포함, 각종 SNS에 빠르게 퍼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게시글에는 "인민재판이냐", "공개처형" 등 학생회의 행동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학과 학생회는 "학기 시험 기간마다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간식 행사는 학우들께서 내준 학과 학생회비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다른 행사 역시 학생회비 납부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참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간식 행사 대상자 확정 과정에서 참여 대상에 부합하지 않은 학우들이 확인됐으며,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학과 SNS를 활용하는 방법을 채택하게 됐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이름이 공개된 학생들의 불편함을 사려 깊게 고려하지 못했다"면서 사과한 뒤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후 문제가 됐던 게시글을 돌연 복구한 학생회는 "삭제하는 것이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학생회 내부 회의를 통해 게시물을 다시 복구했다"면서 "입장문을 올린 시점으로부터 30분 후에 다시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학생회 SNS에는 "학생회비 의무도 아닌데, 왜 공개처형 시키냐", "굳이 이름까지 공개한 건 망신주기 아니냐" 등 비판의 댓글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러자 학생회장 A씨는 지난달 30일 장문의 입장문을 올려 "중간고사 간식 행사 상품 전달 완료와 참여 대상에 부합하지 않으신 학우분들께 공지를 드리기 위해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 동일하게 학과 SNS에 관련 카드뉴스를 게시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해당 학우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학우분들께서 느끼셨을 불편함을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면서 "저의 과오가 너무나도 크고 씻을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반성과 다짐을 했다. 이번 일에 책임을 느끼며 더 나은 학생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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