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 김부겸 국무총리를 향해 ‘부서(副署)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김 총리보다 대구 경북고 1년 선배인데 “문재인 정부에서 온건한 양심세력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각료급 공무원은 김 총리밖에 없다”며 거부권 행사를 종용했다. 국무총리실은 이와 관련 “문민정부 이후 역대 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없으며 권한에 대한 해석도 현재로선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변호사는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바른 사법개혁의 핵심은 ‘공정한 수사’와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위 ‘검수완박’ 법률안에서 ‘공정한 수사’를 촉진하기 위한 고려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평생을 검찰과 싸워온 사람으로서 ‘검찰공화국’은 나쁘다”며 “그러나 앞으로 더 나쁜 악성의 ‘경찰 제국’이 등장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신 변호사는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 김 총리가 부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 법률안은 그동안 지적되어 온 바와 같이 심대한 위헌성을 안고 있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조처로는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위헌법률심판, 위헌소원 심판을 통한 위헌성 확인 그리고 국민투표가 있는데 이 외에 김부겸 총리의 부서 거부라는 방법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법률안거부권 행사가 기대할 수 없는 환상에 지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최종결정은 너무나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헌법 제 82조에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한다’고 규정했다. 국무위원에게 미안한 말이나, 이 중차대한 시국에서 그동안 행적으로 보아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러나 김부겸 총리가 남아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온건한 양심세력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각료급 공무원은 김 총리밖에 없다”고 치켜세웠다.
신 변호사는 “김 총리에게 묻고 싶다. 헌법을 유린한 ‘입법독재’에 의해 생긴 괴물로서 장차 나라와 민족의 숨통을 막을 ‘검수완박’ 법률안을 폐기할 국가적 영웅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정파적 이익을 우선시키며 그저 그렇게 살아온 소인배로 기억될 것인가. 엄숙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실은 신 변호사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국무총리의 조문 거부권은 민주화 이후 역대 정부에서 이뤄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총리에게 해당 권한이 있는지에 대한 해석도 현재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그러한 사례가 있었는 지 확인해 봐야겠지만, 김영삼 대통령 이후 총리가 ‘부서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법조계 일각의 주장으로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전례가 없는 사안이며 총리에게 그러한 권한이 있는 지 여부에 대해 총리실 차원에서 법 해석을 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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