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수일 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구체적인 청사진도 12∼13일로 예정된 미·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티코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블링컨 장관이 공개할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이 ‘정교한 트럼프 행정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부터 이어진 대중 강경 입장을 유지하되 이를 정교하게 가다듬고 동맹·파트너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부과, 중국 기업 제재 등을 통해 중국과 전방위로 충돌하는 강경론을 취했으나 동맹을 규합하기보다 미중 일대일 대결에 집중했고 때로는 지나치게 즉흥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할 구체적인 실행 계획 등을 보다 정밀하게 마련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공에 나선다는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추진하는 IPEF의 세부 실행 계획도 다음 주 아세안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IPEF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함이라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IPEF는 중국이 주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아시아 동맹을 규합하는 ‘경제안보’ 동맹이다.
다만 블링컨 장관의 발표에 깜짝 놀랄 만한 ‘폭탄 선언’이나 기존의 미중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이번 대중국 전략 발표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12∼13일 워싱턴DC 아세안 정상회담, 20∼22일 한국 방문, 22∼24일 일본 방문 및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협의체) 정상회의 등 인도태평양에 초점을 맞춘 외교 일정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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