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3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초반에 증인 출석·자료 제출 문제로 여야가 대립하면서 공전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당초 지난 28일 열리기로 했으나 증인 불출석을 이유로 이날로 연기됐다. 당시 지용석 KC&A 대표, 정은섭 김장리 로펌 대표, 채형석 AK홀딩스 대표, 배상환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장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정은섭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증인이 또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했다.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박재호 의원은 "오늘 불출석한 지 대표는 이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한 ENF테크놀로지의 대표를 맡고 있고, 이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시 (아들이) KC&A에 취업했다"며 '아빠 찬스'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채형석 대표·배상환 전 부장이 건강 사유 등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에서 조금 (돈을) 갖고 있다는 분들은 어떻게 증인으로 오라고 하면 그렇게 바로 병이 생기는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불출석한 것은 국회를 모독한 행위"라며 민주당 소속 서영교 행안위원장에게 불출석 증인을 모두 고발 조치해달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형석 의원도 "(지 대표가) 지난번 불출석 사유를 보면 울산 출장이라면서 기차표 한 장을 딸랑 보냈다"며 "이런 식으로 국회를 무시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법에 명시한 대로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그동안 (서영교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증인 관련 요구는) 묵히더니 곧 야당이 되는 의원들이 말하자마자 동의하려고 나온다"며 "(인사청문회 진행이) 뭔가 편파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근 2년간 이런 문제 갖고 바로 고발 조치를 하자는 이야기가 없었다. 지금처럼 고발 조치하겠다 식으로 밀어붙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자료 제출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저희 의원실에서 78건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55%밖에 제출되지 않았다"며 "딸의 경우 아빠 찬스로 로펌·제약회사·국회 인턴까지 근무했다는 의혹이 있다. 억울하면 자료를 더 내라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자녀 국적 관련 자료, 사인간 채무 내역, 이 후보자의 딸이 준전세로 사는 강남 아파트에 대한 '꼼수 증여'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자료 요구가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강남 아파트 증여 의혹에 대해 "저는 재산을 증여했을 뿐"이라며 "아들과 딸은 (재산 공개) 고지 거부 대상자이다. 딸은 결혼 8년 차로 이미 저와 경제 관계가 멀어져서 과도한 자료 요구는 현실적으로 응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보유하지 않은 자료 제출 요구도 상당수 있다"며 "제가 근무한 로펌이나 아들 회사에 요구한 자료 등 도무지 제출할 수 없는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주질의는 개의 1시간 뒤인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시작돼 12시에 정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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