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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주린이·골린이 용어는 아동 비하"

"아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 우려"

공문서 등 사용금지 방안 권고

한 시민이 2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설치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꿈새김판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린이’ ‘골린이’ 등 각 분야 초보자를 어린이에 빗댄 신조어가 아동 차별적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인권위는 3일 “‘∼린이’라는 표현이 무분별하게 확대·재생산되면서 아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평가가 사회 저변에 뿌리내릴 수 있다”면서 “아동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유해한 환경 속에서 성장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공기관의 공문서 등에 ‘∼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홍보·교육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는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이 같은 표현이 쓰이지 않도록 점검하는 등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의견을 냈다.



앞서 인권위에는 ‘어떤 것에 입문했거나 실력이 부족한 사람’을 어린이에 빗대 ‘∼린이’로 일컫는 것이 아동에 대한 차별적 표현이라는 취지의 진정이 제기됐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린이는 ‘어린아이를 대접하거나 격식을 갖춰 이르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어떤 분야에서 실력이 낮은 사람을 뜻하는 표현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요리 초보자를 ‘요린이’, 주식 투자 초보자는 ‘주린이’, 부동산 투자 초보자는 ‘부린이’라고 하는 식이다.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해당 진정의 피해자가 특정되거나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워 인권위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각하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아동 비하 표현에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관계 기관에 의견을 냈다.

인권위의 권고와 관련해 문체부는 “어떤 일에 아직 미숙한 사람을 비하하는 의미보다는 정감 있게 표현하는 것으로 차별적 표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도 병존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립국어원도 “차별적 표현의 정의와 범위가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린이’가 차별적 표현에 해당하는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해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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