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파친코'에 이어 또 한 번 한국 이민 가족사를 다룬 영화가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국내 개봉을 앞둔 K-샤머니즘 스릴러 '엄마(UMMA)'는 한인 2세 '아만다'를 주인공으로 한국 고유의 정서 '한'을 강압적인 모녀 관계에 접목시킨다. 이 영화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할리우드의 명장 샘 레이미가 제작을 맡았기 때문. 샘 레이미 감독은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부터 '이블데드'까지 블록버스터와 호러 매니아를 모두 열광시켜왔고, 특히 국내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연출을 맡아 MCU 영화 최초의 스릴러 장르를 탄생시킨 바 있다.
영화 '엄마'는 어긋난 모성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게 된 인물이 죽어서도 끊어낼 수 없는 엄마의 환영에 시달리며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색다른 공포감을 선사하며 죽은 엄마의 '한', 조상의 원혼을 달래는 '제사' 등 한국적 설정을 적극적으로 접목시켰다.
연출은 한국계 미국인 신인감독 아이리스 K. 심이 맡았다. 그와 함께 '그레이 아나토미'로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킬링 이브'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아시아계 최초 골든글로브 2회 수상의 기록을 보유한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엄마' 만의 독창적 호러 감성을 완성시켰다.
산드라 오는 샘 레이미에 대한 신뢰와 아이리스 K. 심의 열정에 반해 이번 작품에 합류했다. 산드라 오는 "아이리스와 나는 한국계 미국인 만이 가진 심리적 요소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것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함께 라면 못할 게 없었다(LA Times)"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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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이민 가족사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와 관객들의 주목을 받으며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제작사 A24의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 이민 가족이 시골에서 농장을 만드는 이야기를 다뤘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모두 수상하며 심상치 않은 작품의 탄생을 알렸던 '미나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까지 안기며 한국 가족의 이야기로 전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또한 지난 3월 공개된 애플 TV+의 '파친코'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냈다. 공개 후 주인공 선자를 중심으로 한 가족사가 한국 근현대사를 압축해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국내는 물론 국적의 경계를 넘어 세계를 매료시킨 '파친코'는 곧바로 시즌2 제작까지 확정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 공포와 재미를 선사할 K-샤머니즘 할리우드 스릴러 '엄마'는 오는 11일 CGV에서 단독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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