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남 나주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유력 예비후보들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주지역 유력정치인이 특정 후보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공천관리심의위원회 점수조작에도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주 나주시장 예비후보가 전날 오후 6시 선거사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앞서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민주당 나주시장 경선에서 배제되자 공천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요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 유력정치인이 평가점수를 조작한 공천비리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민주당의 적폐정치를 심판해 나주를 정상화 시켜주시길 시민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중앙당이 각 항목별 배점 지침을 최하 5점으로 정했으나 시장적합도 여론조사 점수 1위였던 강인규 후보의 경우 일부 공관위원들이 청렴도 부분에서 0.5점을 줘 경선에서 밀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민준 예비후보의 경우 탈당경력을 감점하지 않고 당대표 포상 규정점수보다 추가점수를 부여한 반면 자신은 신인점수 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선에서 배제됐다”며 경선과정에서의 총체적인 불공정 의혹을 제기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 같은 의혹 제기와 함께 평가점수 조작이 있었는지 중앙당은 즉시 조사해 결과를 공표하고 민주당 나주시장 후보를 내지 말 것과 공천비리 개입 의혹이 제기된 지역 유력정치인을 처벌할 것 등을 중앙당에 재차 촉구했다.
이에 앞서 강인규 나주시장을 비롯해 6명의 시장·도의원·시의원 후보들도 지난 2일 무소속 연대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나주시민회관에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후보들은 “정치적 대립관계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되고, 지역위원장의 친분이나 유력 정치인의 영향력이 공천의 이유가 됐으며, 공천심사 점수를 조작했다는 합리적 의심마저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위원장의 친인척이 도당 공관위원으로 임명되고, 지역위원장이 공천심사 회의장소에 특정후보를 대동해 방문하기까지 했다”며 “지역정치를 바꾸겠다는 신념으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다”고 무소속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제는 공천과정에서 제기된 사실 관계를 묻기 위해 나주·화순 국회의원인 신정훈 지역위원장에게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나주시장 공천과정에 의혹제기가 잇따르자 민주당 중앙당 감찰단은 사태의 전말을 파악한 후 보고서를 작성해 비상대책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으나 상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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