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특혜', '방석집 논문심사'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새 정부 1기 내각 후보자 가운데 첫 낙마한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국민 감정선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진 전 교수는 3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 나와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대해 "떠날 사람이 떠난 것 같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청문회에서 결정적인 한 방은 두 가지로, 하나는 법적 문제를 딱 잡아내거나 또 하나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안 되더라도 비윤리적인 부분"이라면서 "특히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들, 방석집 같은 게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진 전 교수의 언급은 김 후보자의 가족들이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고 논문 짜깁기 논란도 있었지만 이른바 '방석집 논문 심사' 의혹에 국민들이 자극을 받았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이날 진 전 교수와 방송에 함께 출연한 정치평론가 김수민씨 역시 "술집 성격의 방석집 혹은 고급 한정식집이라는 말도 있지만 적절하지 못한 장소였다는 것이 중론"이라면서 "이로 인해 부담이 가중된 것이 사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제자의 논문을 표절해 학회지에 발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00년 6월 정책학회보에 논문을 실었는데, 해당 논문이 제자의 것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 본인과 자녀, 부인까지 가족 모두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것을 두고도 특혜 의혹이 일었고, 한국외대 총장과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시절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를 하고 교비를 횡령한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그간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적극 해명해왔으나, 한국외대 교수 시절 이른바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고급식당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의 박사 논문 심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하루 만에 사퇴를 결정했다.
청문회를 사흘 앞두고 자진 사퇴한 김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면서 "마지막 품격을 지키게 해달라"며 취재진의 질문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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