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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물가 지표로 본 경기 전망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긴축 가속과 경기 둔화 우려가 금융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고점 확인을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비 8.5% 상승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보다 중요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또한 예상보다 높은 6.6%를 기록했다. 반면 두 지표의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을 보면 각각 6.5%와 5.2%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확연히 완만해지거나 또는 전월 대비 소폭 낮아졌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상품 가격의 상승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서비스 물가도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 둔화 이후 각국이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예상했던 부분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 공급 교란이 불거지면서 상품 물가의 상승세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둘째, 헤드라인지수와 근원지수의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헤드라인지수에는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이 반영되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농산물과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이러한 추세가 축산물까지 전이되면서 전반적으로 식료품 가격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근원지수는 높은 인플레이션 누적으로 인한 소비 둔화 가능성이 점차 엿보이는데 이러한 점은 향후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셋째, 임금 상승률은 앞으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의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탓에 금리 인상 전망이 크게 강화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고용비용지수를 통화정책 긴축 전환의 주된 근거로 제시했다. 이러한 높은 임금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임금-물가 악순환 발생의 우려를 높인다.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에 사실상 도달한 후 임금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 이러한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넷째,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달러화 강세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국 통화의 약세는 자연스럽게 수입 물가의 상승을 유발하고 이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차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통화가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여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낮은 수준에서 유지된 관리 물가의 정상화 압력도 반영될 것이다.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직전 정권 대비 복지 항목의 물가 하방 압력은 다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전기와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과 공공요금이 일정 수준으로 정상화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른 관리 물가의 상방 압력이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실제보다 과소 계상되던 과거의 추세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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