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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의견서' 유출 후폭풍…낙태권, 美 중간선거 판세 바꿀까

50년 만에 '허용 번복' 알려지며

대법관 정치편향·유출 과정 논란

美 곳곳서 낙태 권리 옹호 시위

'낙태 찬성' 민주에 호재 가능성


미국 대법원에서 유출된 '낙태 선택권' 관련 문서로 미국 여론이 들끓고 있다. 50년간 유지돼 온 여성의 낙태 허용 판례를 대법원이 뒤집으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적으로 편중된 대법관의 구성 문제부터 문건 유출 과정, 낙태에 대한 찬반 등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에 불리했던 11월 중간선거의 흐름을 바꿀 메가톤급 이슈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3일(이하 현지 시간)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시카고·애틀랜타·휴스턴·솔트레이크시티 등 미국 곳곳에서 낙태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각 지역에서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서며 미국 전역이 낙태 이슈로 들끓었다.

앞서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2일 1973년 '로앤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뒤집으려는 대법관 다수 의견서 초안을 보도했다. 이 판례는 태아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임신 22~24주 이전까지 여성이 임신중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한 판례다.

대법원은 "최종 결정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낙태 이슈가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998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3%가 11월 선거에서 낙태 찬성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낙태 금지를 지지하는 공화당에는 이번 논란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로앤웨이드 판례를 성문화해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이는 11월 중간선거 때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여론 몰이에 나섰다. 미국 첫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도 "개인 신체에 대한 여성의 결정권을 저들이 빼앗으려 한다"며 "지금은 여성과 미국을 위해 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과 함께 대법관 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미 연방대법원은 총 9명의 대법관 중 6명이 공화당 성향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중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2020년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패배를 뒤집기 위해 투표 부정 주장에 동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회나 백악관에서 흔히 발생하는 정치적 목적의 유출 사건이 연방대법원에서 벌어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법원의 신뢰에 대한 배신"이라며 수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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