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현금 보유를 늘려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나왔다. 변동성이 커지면 통상 투자자산을 현금화해 보관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식되지만 천정부지의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현금은 들고 있기만 해도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3일(현지 시간)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가한 카터 라이언스 투시그마 최고사업책임자(CBO)는 현 상황에서 현금을 어떻게 배분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이 높아 현금에 많은 자산을 배분하면 구매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나의 답은 최대한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금을 보유하면서 적절한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높은 물가를 고려하면 투자자산의 성격부터 지역, 세부 항목을 최대한 다양화해 위험을 줄이는 게 큰 틀에서 나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흥 시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스티븐 클라 웰링턴자산운용 사장은 “6개월 전만 해도 시장에서 주식시장의 투매를 생각이나 했겠느냐”고 반문하며 “신흥 시장의 경우 중산층의 소비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장기 투자 시 신흥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캐서린 키팅 BNY멜런인베스터솔루션 최고경영자(CEO)도 “길게 보면 시장 수익률은 다시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신흥 시장은 전 세계 경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시가총액은 10%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에서 더 빨리 성장하는 지역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불안한 국제 정세, 중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마티아스 크리스톨 제프리스 매니징디렉터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머징마켓은 커다란 문제였으며 사람들이 이 시장을 빠져나간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탈세계화의 움직임도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율도 변수다. 키팅 CEO는 “신흥 시장에 투자할 때는 본인의 (재무) 상황에 맞게 맞춤형 전략을 잘 짜야 한다”며 “지금은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달러화 강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