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컬슨(52·미국)이 팬과 언론, 동료 선수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후원을 받는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출전하려는 이유가 도박으로 탕진한 돈을 만회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유명 골프 기자인 앨런 쉬프넉에 의해서다. 17일 출간될 예정으로 쉬프넉이 쓴 미컬슨 전기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미국 골프채널과 골프닷컴 등 미국 언론이 6일(한국 시간) 전했다.
발췌된 내용에 따르면 미컬슨은 2010년에서 2014년까지 4년 동안 총 4000만 달러(약 507억 원) 이상의 돈을 도박으로 잃었다. 그의 연간 수입과 지출을 따졌을 때 이는 재정상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기거나 적자를 낼 수도 있는 규모다. 2014년부터 2017년에는 우승이 없어 수입은 더 떨어졌다. 2017년에는 오랫 동안 관계를 이어오던 캐디 짐 매케이와 결별했는데 이때도 돈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쉬프넉은 썼다. 쉬프넉은 “당시 둘은 결별을 우호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각자의 길을 갈 것이라는 자료를 발표했지만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미컬슨이 대중과 후원 기업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된 결정적 계기도 쉬프넉에 의해서다. 그는 지난 2월 미컬슨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전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자말 카슈크지를 살해했다는 사실 등을 모두 인정하면서 “하지만 내가 왜 그런 것까지 신경써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는 발언을 공개했다. 이후 미컬슨은 후원 기업까지 잃고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컬슨은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합류하는 조건으로 3000만 달러를 선불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6월 9일 영국 런던 근교 센츄리온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해 8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 투어(유럽 투어)는 자신들의 대항마가 될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출범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속 선수들이 출전할 경우 “영구 제명하겠다”고 엄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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