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대선 종료 두 달 만에 윤석열 당선인과 레이스를 펼쳤던 거물급 정치인들이 나란히 출격한 것이다. 당장 10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도 보궐선거가 ‘미니 대선’이라고 불릴 만큼 판이 커지면서, 이재명 전 지사에 대한 검색량·언급량이 윤석열 당선인을 앞지르는 등 6월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李 “반드시 이긴다" 계양을 출마 선언…安, 분당갑 출전
7일 이재명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당의 모든 결정을 전적으로 따르겠다”며 전일 더불어민주당의 ‘인천 계양을’ 전략공천 요청을 수락했다. 그는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고 민심의 바다에 온전히 저를 던지겠다”며 “더 나은 국민의 미래를 위해 힘겨운 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송영길 전 민주당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계양을은 송 전 의원이 5선을 했던 민주당 기반히 확고한 지역이다. 당의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겸임하는 이재명 전 지사는 ‘윤석열 정부 견제론’을 띄우며 민주당 선거 캠페인을 지휘할 방침이다.
전일 안철수 위원장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안철수 위원장은 전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보궐선거에 나가느냐’는 질문에 “그럼요. (지역구는) 분당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국가에서 IT산업단지를 만드는 데 실패했는데 분당갑의 IT 단지는 될 것 같다는 판단에 가장 먼저 건물(안랩)을 지었다”며 “판교, 분당의 발전에 제 공이 있다”면서 지역 연고를 부각시켰다. 안철수 위원장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와 협심해 대장동 특혜·로비 사건을 강조하면서 ‘민주당 심판론’을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李출마 공식화에 검색량 4배↑…尹 2배 앞서
초고속 복귀를 택한 두 정치인은 국민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네이버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6일 이재명 전 지사의 검색량 지수는 100을 기록해 윤 당선인(검색량 46)을 두 배 가량 앞섰다. 최근 한 달간(4월 6일~5월 6일) 이 전 지사에 대한 검색량은 윤 당선인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검색 빈도가 4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특정 기간 내 최대 검색 기록을 100으로 잡고 기간 내 상대적인 검색량 추이를 보여준다.
이재명 전 지사의 SNS 언급 빈도 또한 윤석열 당선인을 추월했다. 빅데이터 서비스 업체 썸트렌드에 따르면 6일 기준 이재명 전 지사의 SNS상 언급량은 7646건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언급량(5674건)을 크게 웃돌았다. 이재명 전 지사가 윤석열 당선인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최근 한달 SNS상에서 이재명 전 지사와 함께 언급된 단어의 71.9%는 부정어인 것으로 집계됐다. 5월 1주차 이재명 전 지사를 가장 많이 따라다닌 단어는 ‘의혹’이었으며 ‘지지하다’, ‘범죄’, ‘논란’, ‘비판’ 등이 뒤를 이었다. 긍정어와 중립어 비율은 각각 24.8%, 3.3%에 그쳤다.
安, 차등지급 논란에 연관어 ‘보상’…보궐선거 언급도 7배↑
내각 합류 불발로 보궐선거 출마설이 제기됐던 안철수 위원장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전일 안철수 위원장의 네이버 검색량 지수는 55로 지난달 14일(검색량 100)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달 14일은 차기 정부의 장관 후보자에 ‘안철수계 인물’이 철저히 배제되면서 안 위원장이 인수위 업무 보이콧에 나섰던 날이다.
최근 한달 동안 안철수 위원장과 함께 언급된 단어의 59%는 부정어였고, 긍정과 중립 비율은 각각 36.6%, 4.5%였다. 5월 첫째주 안철수 위원장과 가장 많은 연관성을 보인 단어는 ‘보상’이었다. 지난달 28일 인수위가 소상공인의 코로나19 피해 보상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약 파기 논란이 커졌었다. 당초 윤 당선인의 방역 지원금 공약을 ‘’600만 원 일괄 지급으로 이해했던 소상공인들은 차등지급 계획 발표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선 주자들의 등장에 6월 선거에 대한 흥행에도 불이 붙는 모습이다. SNS상 ‘지방선거’ 언급량은 6일 기준 2011건으로 지난달 말(1314건) 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보궐선거’ 언급량은 6일 기준 1067건으로 지난달 말일(148건)보다 7배 수직 상승했다. 5월 1주차 보궐선거 연관어 2위에는 이재명 전 지사가 올랐고 ‘인천’, ‘공천’, ‘경기’가 상위권에 새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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