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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영화 개척자, 그곳에서 아프지 말길"…故 강수연 별세에 애통한 연예계(종합)

배우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배우 강수연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연예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와 작품을 같이 했던 배우들은 물론, 연예계 선후배들은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추모하고 있다.

강수연은 7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 지난 5일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된 지 사흘 만이다. 그는 병원에 이송돼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에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르며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다. 장례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맡았다. 강수연의 장례위원회 측은 "아름다운 배우 강수연이 우리 곁을 떠나 삼가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영화계와 연예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올해 촬영을 마쳐 고인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정이'의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자신의 SNS에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넷플릭스도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 님께서 금일 영면하셨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故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모든 순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경마장 가는 길'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문성근은 "강수연 배우, 대단한 배우, 씩씩하게 일어나기를 기도했는데, 너무 가슴 아프다. 명복을 빈다"라고 추모했다. 배우 봉태규 역시 자신의 SNS에 "선배님, 편히 잠드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과 함께 강수연의 사진을 올리며 추억했다.

영화 '웨스턴 애비뉴'로 고인과 호흡을 맞췄던 정보석은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소식을 접했다. 우리 영화의 위한 배우 강수연 님이 하늘로 떠났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평안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추모했다.

김여진은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고인과 호흡을 맞춘바 있다. 그는 "어제 멋진 후배가 한 수상 소감이 오늘 큰 위로가 된다. 여기 그들이 여전히 함께 하고 있음을 믿는다는 말, 고 강수연 선배님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어 "영광스럽게도, 처음 찍어 본 영화에서 그분의 친구였다.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고 계시리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고인과 함께 드라마 '여인천하'에 출연했던 안연홍은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 언니와 같이 작품을 하게 돼 정말 영광이었다"며 "촬영장에서도 늘 편안하게 대해 주고 나처럼 새카만 후배도 항상 따뜻하게 챙겨줬던 언니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언니와 같이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던 건 나의 자랑거리 중 첫 번째였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하늘나라에서 부디 편안히 행복하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고 강수연 / 사진=서울경제스타 DB


강수연의 절친이었던 윤영미 아나운서도 추모의 글을 올렸다. 윤 아나운서는 "나의 단골집 주인에게 들은 얘기. 강수연이 종종 와 술을 마시던 식당이 장마로 물이 차 보일러가 고장나 주인이 넋을 놓고 앉아있는데 그가 들어외 연유를 묻고는 따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수리비 600만원을 헌사했다"며 "듣기론 그도 당시 넉넉치 않은 사정에 온가족을 부양하는 자리에 있었다는데 참 통 크고 훌륭한 배우, 그러나 외로웠던 여자, 강수연을 애도한다"고 떠올렸다.

김규리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저는 영화 '화장'으로 참석했다. '화장' 행사장에는 이춘연 사장님과 강수연 선배님께서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면서 힘을 보태주셨었다, 너무 감사했었다"며 "나도 나중엔 '저렇게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작년에 이춘연 사장님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리고 또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선배님을 보내드릴 줄은"이라고 애통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썼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집행위원장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헌신했다"며 "부산국제영화제는 고인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측도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빛나는 별이었던 고(故) 강수연 배우의 영면을 추모합니다, 그가 한국 영화계에 남긴 유산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추모의 글을 올렸다. 더불어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영화 '경마장 가는 길' 속의 주인공 J로 분한 강수연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故 강수연은 아역배우로 시작해 '고래 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986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의 월드스타가 됐다. 삭발을 하며 연기혼을 보여준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고, 1990년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았다. 2001년 드라마 '여인천하'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며, 조문은 오늘(8일)부터 오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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