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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文 "촛불집회로 정권 교체…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해"

퇴임연설에서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 형식으로 소회 밝혀

"남북 간 대화 재개와 비핵화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래" 언급해

"日 수출 규제가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강조하기도

"선거에서 깊어진 갈등 메우고 국민통합 나아가야" 당부하며 끝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임기 내 소회와 대국민 메시지를 담은 퇴임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연설에서 “남북 간에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고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촛불의 염원을 통해 이룩한 정부였지만 반성의 여지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퇴임연설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지난 5년은 국민과 함께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고 평가한 뒤 “힘들었지만, 우리 국민들은 위기 앞에 하나가 됐다.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이며, 선도국가가 됐다”고 언급했다. 또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 없이 자랑스럽다”며 “저의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의 염원을 통해 이룩한 정부였지만 반성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질서가 무너졌을 때 우리 국민은 가장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촛불집회를 통해 정부를 교체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며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국민의 열망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017년의 대치 상황으로 되돌아간 남북 관계와 관련해선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조건이고, 번영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간에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었다.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결과적으로 우리 산업계에는 약이 됐다는 평가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를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낸 것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소·부·장 자립의 기회로 삼았고,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의 침체 속에서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제조업이 가진 세계적인 경쟁력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공방식이 코로나19 대응과 요소수 부족 사태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 성공의 방식은 뒷날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할 때도, 마스크 생산을 빠르게 늘릴 때도, 백신 접종용 특수 주가시의 효율을 높일 때도, 요소수 부족사태를 해결할 때도 똑같이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한국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가 마지막으로 받은 코로나19 대처상황보고서는 969보였다”며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 판명된 2020년 1월 20일부터, 휴일이나 해외 순방 중에도 빠지지 않고 매일 눈뜨면서 처음 읽었고, 상황이 엄중할 때는 하루에 몇 개씩 올라왔던 보고서가 969보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속에는 정부와 방역진,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이 담겨있다”며 “오랜 기간 계속된 국민의 고통과 고단한 삶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면서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인 방역 모범국가가 됐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가 함께 코로나 위기를 겪고 보니, 대한민국은 뜻밖에 세계에서 앞서가는 방역 모범국가였다”며 “선진국의 방역과 의료 수준을 부러워했었는데, 막상 위기를 겪어보니 우리가 제일 잘하는 편이었다. 아직도 우리가 약하고 뒤떨어졌다고 생각해온 많은 국민들이 우리 자신을 재발견하며 자존감을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크게 성장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한국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5,000달러로 크게 성장했다”며 “한국의 한류 문화는 전 세계가 코로나로 고통받을 때 더욱 돋보였고, 세계인들에게 위로를 줬다. 한국판 뉴딜은 한국을 디지털과 혁신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강국으로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성공을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한다”며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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