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 에너지를 단계적으로 배제하기로 합의했다. 최대 자금줄인 에너지 부문을 타격해 러시아의 전방위적인 경제 고립을 심화하겠다는 의도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5월9일)을 직전인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정상 회의를 갖고 러시아가 의존하는 핵심 서비스를 차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최근 유럽연합(EU)이 합류 의사를 밝힌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도 언급됐다. G7 정상들은 "우리는 러시아 석유 수입의 단계적 중단 혹은 금지를 통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점진적으로 중단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시기적절하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세계가 대체 물량을 확보할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원유 공급을 6개월 이내에, 러시아산 석유 제품 공급은 올해 말까지 중단한다는 추가 제재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미국보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훨씬 큰 만큼 아직 EU 회원국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이미 러시아산 석탄·원유·가스 수입을 금지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G7 전체의 금수조치는) 푸틴 경제의 동맥을 강력하게 타격하고, 전쟁 자금을 대는 데 필요한 수입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G7 정상들은 또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전 세계 에너지 공급 안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외에도 성명에는 다방면에 걸친 러시아 제재 강화 방침이 포함됐다. 백악관은 러시아 전쟁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엘리트 및 가족들에 대한 제재 강화, 러시아 국영방송 중단, 러시아 수출 제한 품목 확대, 비자 제한 조치 등을 언급했다.
성명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러시아의 수치이며 국민의 희생을 야기한다면서 "우리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결의로 단합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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