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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품보다 사람을 남기는 배우, 구교환

사진 = 티빙 제공




"저는 무플보다 악플입니다.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을 만나야 이야기가 완성 되거든요. 피드백을 위해 달려온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연상호' 작품이란 무게감이 실리면서 기대가 많이 컸던 탓일까.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극본 연상호/연출 장건재)가 지난달 29일 공개된 이후 시청자 사이에선 호불호가 갈렸다. 오컬트 소재에 재난물 요소가 가미된 흥미로운 설정과 구교환, 신현빈, 곽동연, 김지영 등 반가운 얼굴들이 생기를 불어넣은 것은 장점. 다만 일부는 느릿한 전개나 짧은 러닝타임 등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배우 구교환에게, 이같은 반응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가 내놓은 답은 "무플보다 악플이 좋다"라는 말이었다. "극장이든 플랫폼이든 이야기가 걸리는 순간 온전히 관객의 것"이라며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마음껏 평가나 해석을 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괴이’ 구교환 배우 스틸


어느덧 데뷔 14년차 배우가 된 그는 여전히 이 일을 즐기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어떤 작품을 했다'라는 것보단 함께 작업한 '사람'을 기억에 남겨둔다는 배우 구교환에게 '괴이'와 함께한 사람들에 대해 물었다. 작품에 대해 질문해도 사람에 대한 대답으로 이어지는 그와의 인터뷰는 최근 화상으로 이뤄졌다.

"저에게는 함께하는 동료 배우에 대한 기대감이 중요해요. '괴이'는 무엇보다 팀플레이가 중요한 작품이었죠. 이어달리기 하듯이 바통을 주고받는 게 큰 장점인 작품인데, 함께하는 배우들에 대한 설렘이 컸어요."

상대 역이자 부부 이수진으로 나오는 신현빈 배우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두 캐릭터가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 상대와 함께 공유하면서 표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극을 보면서 수진 파트가 나왔을 때 마치 그의 감정을 연기한다는 기분이 들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신현빈 배우와는 촬영 현장에서 농담을 서로 계속 주고받으며 즐겁게 호흡을 맞춰나갔다. 스토리 자체는 시종일관 어둡지만 촬영할 때는 서로 웃으며 에너지를 주고받았었다고, 지난 인터뷰를 통해 신현빈 배우 역시 구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안타깝게도 곽동연 배우와는 촬영장에서 만날 일이 없었다.

"'괴이' 출연자 모두 평소 제가 다 좋아하는 배우들이에요. 시청자 분들이 보시면서 기대하셨던 것처럼 저도 그 배우들과 같이 호흡 맞춰가는 것 자체가 즐거운 설렘이었습니다."





그는 고고학자였으며, 잡지 '월간괴담' 운영자이자 미스터리한 사건을 쫓는 정기훈 박사로 분했다. 필요할 땐 부적(?)을 써서 잡귀를 물리치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귀불'의 등장 이후 나타나는 괴이한 현상을 쫓아 가상의 마을 '진양군'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시커먼 까마귀 떼와도 맞선다.

"까마귀는 모두 CG였어요. VFX(특수효과) 팀의 지도가 있었고 크게 어려운 연기는 아니었죠. 촬영 현장에 있었던 귀불은 보니까 굉장히 크더라고요. 계속 보게 됐죠. 프로덕션 디자인팀의 대단한 실력 인정합니다."

촬영 때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점을 묻자 그는 연출자와 작가를 언급했다. 역시 '작품'보다 '사람'을 남기는 배우답다. 장건재 감독은 현장에서 그를 '구교환 배우'가 아니라 '정기훈 박사'로 온전히 대했다고. 쉬는 시간에도 그렇게 불러 실제 배우가 정기훈 박사로 믿을 수 있게 도왔다. 작가 역시 큰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고 "잘 부탁한다"고만 했다. 배우로선 기분좋은 신뢰였다고. 그에게 연상호 작가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되게 편안함을 주는 사람, 마음의 평화를 주는 사람."

정기훈 박사를 연기할 때는 기훈과 가장 친한 사람이 되고자 했다고. 'D.P.' 한호열 병장과도 그랬듯, 그 사람의 사적 비밀까지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소울메이트가 되려고 했다고. 배우로서 캐릭터에 다가가는 그만의 접근법이었다. 시나리오에 나오지 않는, 그 캐릭터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가요, 그의 취향과 옷입는 스타일까지 알려고 했다고 그는 답했다.

"기훈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힌트는 한 가지를 되게 오랫동안 사랑해왔고 탐구, 탐닉한 인물이라는 거예요. 보시면 바지 핏도 항상 똑같죠. 자기가 사랑했던 것들에 대한 애정이 높은 사람이에요. 음식이나 취향 같은 건 상상을 동원했는데, 그날 그날 달라요."



'귀불'의 눈을 마주치면 그만의 지옥을 바라보게 된다는 게 '괴이'의 핵심 설정이다. 그에게 어떤 상황이 가장 두려운지 묻자 1초의 멈춤도 없이 "관객 분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그는 답했다. 그만큼 배우로서 작품을 찍고 관객과 만나는 행위 자체가 그에게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배우이자 연출자이기도 한 그는 틈틈이 시나리오 작업까지 놓지 않고 있다. 14년째 찍고 찍히고. 유일하게 달라진 것은 그 작업을 더 많이 응원받고 기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어서 "기분이 좋다"는 그였다.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 것 같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과시하거나 함몰되지 않으려 해요. 기분은 좋지만, 저라는 배우에 대한 매력이나 강점은 제가 알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할 때, '이렇기에 너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만큼 촌스러운 일이 있을까요. 그런 마음으로 배우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작업은 언제나 즐겁고, 배우로서 성장하는 것을 즐기는 구교환 배우. 그는 확실히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하고 사랑했다. 그에게 '즐거움'이란 배우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저는 제가 가장 중요해요. 제가 즐기고 재미있어야 관객들도 즐겁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또한 제가 만든 이야기를 전달드리고 감상을 나누고 싶은 것이 재미예요. 재미가 떨어졌다면 제가 멈췄겠죠. 앞으로도 잘 쉬고 잘 일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음가는 대로 행복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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