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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화자찬하며 떠난 文, 반성하며 ‘잊힌 삶’ 살기를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퇴임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위기에 강한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5년간의 정책 실패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자화자찬으로 일관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는 덕담을 남겼으나 국정 분야별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연설 모두에서 “대한민국의 국격도 높아져 이제 선진국이며 선도 국가가 됐다”고 내세웠다. 이어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며 “세계에서 앞서가는 방역 모범 국가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 광장의 열망에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든다”고 말해 ‘또 촛불 타령이냐’라는 지적을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 약속을 저버리고 국론 분열만 키웠다.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운 경제정책의 실패는 집값 폭등과 일자리 쇼크, 잠재성장률 추락을 낳았다. 또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 부채를 급증시키고 서민을 위한다면서 서민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들어 국민의 분노를 증폭시켰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도 실패해 외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어줌으로써 안보 불안을 초래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 큰 도약을 이뤘다”고 자랑했지만 되레 반성부터 해야 한다. 올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년 만에 한국을 제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계가 나온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결함 탓이다. 정권을 5년 만에 내준 것은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냉혹한 평가다. 그런데도 부동산·일자리 정책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임기 막판에 밀어붙인 것은 지나친 독선과 아집이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퇴임 후 잊힌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청와대를 떠난 문 전 대통령이 국정 실패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잊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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