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교사 10명 중 8명은 퇴직과 휴직 고민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교사 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유·초·중·고교 교사 5104명이 참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 '퇴직 및 휴직을 고민했다'는 교사는 81.5%에 달했다. 주요 이유로는 '교육 활동 이외의 과도한 행정업무'(62.8%와 '학교현장을 무시한 교육 당국의 일방적 지침'을 꼽았다.
교사 10명 중 9명(90.5%)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교육활동 이외의 업무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응답 교사 절반 이상인 59.7%는 하루 3시간 이상, 3명 중 1명(34.1%)은 4시간 이상 업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루 근무 시간의 절반을 교육활동이 아닌 행정업무에 할애한 것이다.
특히 유치원 교사의 경우 4시간 이상 업무를 한다는 답변이 45.0%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별도의 업무 담당자나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유치원의 열악한 교육여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사 95.7%는 '코로나 이전보다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건강상태가 악화됐다'는 답변 역시 86.6%에 달했다. 이중 76.9%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약을 먹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교사의 절반 이상(55.7%)은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수면장애를 호소한 이들도 40.0%에 달했다. 교사들은 기타 답변에서 '업무 과다로 마음이 바쁘고 조급해지면서 우울감 등 정신적, 심리적 압박이 커진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교사 2명 중 1명(55.0%)은 몸이 아플 때 병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병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대체강사 미확보'가 84.8%에 달했다. 이 밖에도 '사전 구두 결재 요구'(17.7%)나 '타당한 이유없이 교장·교감이 허가 안해서'(10.2%) 등이 꼽혔다.
교사 65.9%는 실질적인 건강 지원 방안으로 '여론에 기댄 정책 수립이 아닌 학교 현장의 요구 수용'을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학교당 방역인력이 아닌 교사 추가 배치 필요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실질적 교육여건 개선 △교원 증원 △대체교사 확보 등을 요구했다.
김민석 전교조 교권상담국장은 "교사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쥐어짜기 교육행정은 멈춰야 한다. 건강을 잃은 교사에게 행복한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며 "이젠 교육부가 설문에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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