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나 지금이나 ‘탑 건’은 극장용 영화입니다”
35년 만에 속편을 내놓은 ‘탑 건: 매버릭’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76)는 “이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이기까지 너무나 먼 길을 걸어왔다”며 “지난 2년 간 스트리밍 업체들의 구애를 여러번 받았지만 탐(톰 크루즈)과 나는 ‘극장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탑 건: 매버릭’은 최고의 실력을 자부하는 파일럿 매버릭 대위(톰 크루즈)가 자신의 모교인 최정예 전투기 조종사 훈련학교 ‘탑 건’에 교관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아찔한 비행 액션 영화다. 지난달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2022 시네마콘에서 ‘탑 건: 매버릭’의 시사가 끝났을 때 객석의 반응은 1980년대 후반 영화팬들을 흥분시켰던 역작 ‘탑 건’ 그 이상이었다. 스릴감 넘치는 탐 크루즈의 비행 액션에 감탄했고 극장 스크린으로도 채워지지 못하는 영화적 경험에 격한 환호가 그치질 않았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 글렌 포웰 배우 등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제리 브룩하이머는 “‘탑 건’의 성공은 관객들에게 최고의 극장 체험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 훌륭한 체험, 감정적 경험이 되살아나 또 한번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어렸을 때 영화가 개봉하는 주말이면 극장에서 갔다는 그는 함께 영화를 보면서 웃고 울던 그 체험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탑건’의 속편이 이제서야 제작된 데 대해 제리 브룩하이머는 “흥행에 성공할 줄 몰랐다. 영화 제작자로 항상 최선을 희망하지만 최악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마음이 우울하다. 엄청난 테스트를 거쳐 영화들을 극장에 걸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을 때 그 기분은 상상도 못한다”며 “‘탑건’의 흥행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을 관객들이 알아준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개봉을 앞둔 ‘탑 건: 매버릭’에는 톰 크루즈가 같은 배역으로 출연하며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불행하게도 토니 스캇 감독은 우리 곁에 없지만 최고의 배우이자 나보다 더 훌륭한 제작자인 톰 크루즈가 있어 가능했다”며 “톰 크루즈는 눈부신 배우이자 훌륭한 사람이다.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엄격한 배우”라고 소개했다. 브룩하이머는 “주연배우가 위험을 감수하는 연기를 하고자 할 때 제작자는 손톱을 뜯으며 고민을 한다. 스트레스를 못 이겨 대역을 세우자고 말하고 싶지만 톰에게는 절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브룩하이머가 아는 톰 크루즈는 매사 최선을 다해서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배우로 아무도 그를 막지 못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원하는 연기를 해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철저한 준비와 계산으로 해낸다는 점이다. 브룩하이머는 “30초 동안 스크린에 나오는 스턴트 액션을 몇 달을 들여 준비한다”며 “그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면서 몸매 관리에도 철저하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아주 특별한 다이어트를 한다”고 톰 크루즈를 묘사했다. 브룩하이머는 “톰은 단지 먹을 뿐이고 그의 요리사와 영양사가 그를 책임지는데 점심이나 저녁을 먹는 약속 장소에 올 때도 식사를 이미 하고 온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고 노력하고 가능한 최고의 방식으로 심신을 단련한다. 그의 철저한 관리는 화면에 여실히 드러난다”며 스턴트 액션을 소화하고 싶어하는 배우라면 톰 크루즈를 옆에서 지켜보라고 권했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탑 건’ ‘베버리힐스 캅’ ‘카리브해의 해적’ 등의 흥행작을 탄생시킨 할리우드 총제작자이다. 그럼에도 그는 “영화 제작자들이 성공을 결정할 수는 없다. 흥행 여부를 알려주는 건 ‘관객’이기에 최고의 배우와 스탭들이 카메라 앞에서, 뒤에서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한다”며 “콘텐츠를 만들고 극장을 꽉 채우는 것이 좋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이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로 그게 내 삶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부국장,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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