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OTT다방] 첨밀밀 대놓고 베낀 '우라까이 하루키', 제목이 왜 이러냐고?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 사진=영화 '우라까이 하루키'에서 여명 역을 맡은 배우 고경표




우라까이 하루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타인가 싶었더니 언어유희적 요소가 가득 담긴 제목이다. 우라까이를 하다가 진실한 하루의 키(key)를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제목부터 구미를 확 당기게 하는 이 작품, 알고 보니 티빙 오리지널 예능 ‘전체관람가+: 숏버스터’에서 만들어진 단편 영화란다. 더 궁금해진다.

‘우라까이 하루키’(감독 김초희)는 영감을 위해 목포를 찾은 영화 감독 장만옥(임선우)이 여명(고경표)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장만옥은 우연히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여명을 만나 고민을 나눈다. 사람들이 실망하는 작품을 만들까 봐 걱정인 장만옥. 타인의 시선에 작아지고 있다. 이런 장만옥을 보고 여명은 속 시원한 답을 내려준다. “아무리 길어봤자 5분도 안 되는 감탄사 같은 것이다. 그것 때문에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목을 매고 낑낑대며 사냐”고. 여명은 “내가 나한테 하는 감탄이 훨씬 더 귀한 것”이라고 진정성에 대해 논한다. 장만옥은 그런 여명에게 빠져든다.

/ 사진=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의 장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우라까이’라는 의미를 적재적소에 녹여낸 김초희 감독에게 놀란다. 우라까이란 좋은 영화의 장면을 몰래 따 와서 관객들이 못 알아채게 베끼는 것을 뜻하는 은어로, 김 감독은 대놓고 우라까이를 했다. (사실 언어유희적인 요소로 우라까이라고 표현했지만 김 감독은 오마주를 했다.) 남녀 주인공의 이름부터 대놓고 홍콩 영화 ‘첨밀밀’을 따라 했다. 레트로적 요소가 가득한 의상과 헤어스타일과 설거지신, 단추키스신, 자전거신 등 모두 ‘첨밀밀’을 연상케 한다.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적확하다. 김 감독은 현대인이 겪는 스트레스는 남의 시선으로부터 오는 것이고, 남을 의식하니까 우라까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어떤 태도로 살아야 진정한 삶의 길을 걸을 수 있는가. 정직한 삶이 하루의 키를 쥐고 있다. 그래서 우라까이를 하다가 진실한 하루의 키를 깨닫게 된다는 의미까지 도달한다.

/ 사진=영화 ‘우라까이 하루키’의 장면


김 감독은 여기에 전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재치까지 가미한다. 단순한 오마주에 그치지 않고 시대상을 반영한 것. 2022년 팬데믹 상황을 곳곳에 그려내 공감과 재미를 더한다. 장만옥은 길거리에서 마주친 여명이 자신에게 말을 걸자 관심을 보이는 것인 줄 알고 들뜬다. 하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이 그냥 돌아서는 여명의 뒷모습을 보고 “그냥 마기꾼(마스크+사기꾼)이라고 생각하자”고 혼잣말을 한다. 여명과 만옥이 재회하는 로맨틱한 신에서는 갑자기 방역원이 등장해 마스크 쓰라고 외치며 산통을 깬다. “너무 딱 들어맞거나 너무 몽글몽글하면 그걸 비집고 들어가서 흩트려 놓고 싶다”는 김 감독의 유쾌한 무드가 묻어나는 부분이다.

단순히 영화만 봤으면 알지 못했을 비하인드다. ‘전체관람가+: 숏버스터’였기에 관람 포인트가 더 풍부해졌다.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는 지난 2017년 JTBC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명 영화감독들의 단편 영화 연출 과정과 완성작을 공개한다는 콘셉트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로워할 포맷이다. 5년 만에 재정비를 하고 티빙 오리지널로 재탄생된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는 첫 작품으로 ‘우라까이 하루키’를 선택해 김 감독과 함께 시사회부터 메이킹까지 함께 코멘터리 했다. 촬영 장소 답사, 배우들 의상 피팅 과정, 직접 연기 시범까지 보이는 김 감독의 모습까지 여실히 보여줘 또 다른 재미를 배가한다.



3일 만에 촬영을 마쳐야 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 수작을 만든 김 감독은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프로젝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공정은 욕이 나올 정도로 고돼요. 그런데 아무것도 없던 것에서 여러 스태프들의 손을 빌려 영화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 영화를 안 할 수가 없어요. 그 과정에 일조해서 보는 것은 엄청난 희열이고요. 영화감독은 영화를 찍어야 감독인데 영화를 찍을 기회조차 많지 않아요.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를 통해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 시식평 - 첫 타자가 이렇게 좋으면 다음 주자는 더 기대되는걸요?



+요약


제목 :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연출 : 안성한

출연 : 윤종신, 문소리, 노홍철, 곽경택, 김곡, 김선, 윤성호, 홍석재, 김초희, 류덕환, 조현철, 이태안, 주동민

<1~2화 공개작>

제목 : 우라까이 하루키

장르 :로맨스, 멜로, 드라마

연출 : 김초희

출연 : 임선우, 고경표, 강말금

러닝타임 : 26분

볼 수 있는 곳 : 티빙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