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도하 작전 중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대대급 병력이 전멸당하는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러시아군은 지난 8일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73대의 탱크와 장갑차, 1000∼1500명의 병력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사진 등을 토대로 이같이 추산한 우크라이나군은 포격으로 불타버린 차량 50여대의 잔해를 담은 사진과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파괴된 부교의 모습도 담겼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러시아 남부를 잇는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은 기갑부대의 진격을 더디게 하는 '자연 방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더 타임스는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이번 전쟁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 중 하나"라며 "돈바스에서 의미 있는 전과를 거두려던 러시아군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같은 우크라이나군의 성과는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 돈바스 지역의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하는 동시에 서쪽의 리만을 공격하려 한다는 계획을 이미 입수했다.
우크라이나 탱크 여단은 러시아 쪽 강변에 러시아군의 병력이 집결해 도하를 시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폭발물 처리반은 공격 하루 전인 지난 7일 해당 지역을 정찰하고 부교가 세워질 지역을 파악했다.
다음날 러시아군은 이동을 시작해 주변 들판과 숲을 태운 연기로 동선을 숨겼지만,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던 우크라이나군은 곡사포와 공군력 총동원해 공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군 폭발물 처리반의 한 장교는 "하루 동안의 전투 뒤에 다리가 무너졌고, 러시아 병력 일부가 퇴로를 잃은 채 우크라이나 쪽 강변에 고립됐다"면서 "부서진 다리를 건너지 못한 병력이 새로운 다리를 만들려고 했다. 이때 공군이 대대적 공격을 가했고 남은 병력과 그들이 만들려던 다리까지 파괴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서 '도하 작전'이 러시아군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의 험난한 지형 탓에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지상군이 여전히 느리고 일정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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