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혈액암 투병 중이라는 증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러 재벌, 통화 녹음서 “암이나 쿠데타로 사망해야” 푸틴 원색적 비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잡지 뉴라인즈는 지난 3월 익명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와 미국 벤처 투자가 간 통화 내용이 담긴 11분 분량의 녹음을 입수해 보도했다. 러시아 인사는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혈액암에 걸려 매우 고통받고 있고,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술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통화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인사는 푸틴 대통령에 ‘미쳤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그가 세상을 뒤집어놓았다. 문제는 모두 푸틴 대통령의 머릿속에 있다”면서 “그가 암이나 쿠데타 등으로 사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뉴 라인즈 측은 “보복 가능성 등을 이유로 관계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른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도 전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암으로 심각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을 제거하려는 쿠데타가 이미 진행 중이며, 전쟁이 8월 중순에는 전환점을 맞고 연말이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돈바스와 크림반도 등을 모두 되찾을 것이며, 이는 러시아 연방의 리더십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 이상설 꾸준히 제기
영국 더 선지는 반(反)푸틴 성향의 제너럴 SVR 텔레그램 채널을 인용해서 크렘린궁 내부자가 푸틴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러시아 ‘전승절’)을 앞두고 수술을 연기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내부자는 “푸틴 대통령이 암이 있으며 최근 검사에서 확인된 문제가 이와 관련돼있다”며 “수술 날짜를 논의 중인데 긴급한 것은 아니지만 미룰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시간은 새벽 1∼2시로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너럴 SVR 텔레그램 채널은 “푸틴 대통령의 대역이 준비돼있다”고도 했다.
서방에서는 푸틴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의 면담 때 어색한 자세로 탁자를 꽉 잡는 모습 등을 근거로 그의 건강 이상을 의심해왔다. 날씨가 춥지 않았던 지난 9일 러시아 전승절 행사장에서 두꺼운 모직 담요를 무릎에 두르고 앉아있는 모습도 이런 추측을 키웠다.
그 직후엔 매년 직접 출전해 ‘만능 스포츠맨’임을 과시하던 아이스하키 경기에 영상 메시지만 보내면서 건강 이상설을 부추겼다.
심지어 푸틴 대통령은 경기가 개최되는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선 등은 푸틴 대통령의 소치 행이 치료 목적이었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그의 부은 얼굴이 암 치료제로도 쓰이는 스테로이드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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