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늦어지면서 여야 간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한 총리 후보자를 ‘부적격’ 후보자로 지목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를 민주당의 ‘발목 잡기’로 규정하며 인준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15일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총리 공백 사태, 직무유기 민주당의 책임 있는 협치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 총리 인준을 촉구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국내외 상황은 엄중하고 민생현안은 산적해 있는데 민주당이 총리 인준을 위한 본회의 표결 자체를 회피하는 것은 국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직무유기”라며 “민주당은 본회의를 신속히 열어 인준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국무총리 인준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초석”이라며 “새로운 정부가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발목잡기를 놓아주시길 바란다. 민생을 챙기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함께 손잡는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축사에서 “(민주당이) 매일 발목을 잡아서 원내대표인 제가 요새 밤잠을 잘 못 잔다”며 “국무총리 인준을 해주나 뭘 해주나”라고 비판한 데 이어 민주당의 ‘발목잡기’ 프레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같은 여론전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민주당에서는 한 총리 인준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에 협조하고 ‘발목잡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미덥지는 못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진용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한 후보자에 대한 조건 없는 인준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전일 한 라디오(MBC)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합하냐에 대해서는 부정 여론이 많이 높은데 인준은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목잡기로 보이느냐 마느냐 하는 미묘한 문제가 있다”고 한 총리 인준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3당 지도부에 제안해 16일 추진되던 만찬 회동이 무산되는 등 여야 간 대치에 따른 총리 공백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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