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취임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첫 인사로 행정고시 출신이 주로 맡던 과장급 자리에 9급 공채 출신을 발탁했다. 고용부 내부에서는 파격 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이 장관이 앞으로 능력을 가장 중시하는 인사 정책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부는 16일 정병팔 감사담당관(과장)이 새 운영지원과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9급 출신이 운영지원과장이 되기는 27년 만이다.
운영지원과장은 1만3000여명 고용부 직원의 인사, 교육을 총괄하는 자리다. 부처 내부 살림을 맡는다고 보면 된다. 이 때문에 운영지원과장은 고용부 내에서 국장급으로 인정받는 등 핵심보직이다. 그동안 고용부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도 행시 출신이 운영지원과장을 맡는 게 관례다.
이 장관이 행시 출신이 중용되는 관례를 깬 배경에는 부처를 외부 시각으로 봐왔던 노동계 출신이란 점이 꼽힌다. 이 장관은 행시 출신이 중앙 부처 요직만 맡다 보니 현장 경험이 부족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신임 운영지원과장의 능력도 인사에서 고려됐다. 그는 부천지방 노동사무소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본부와 지방관서에서 근무한 현장형 공무원이다.
고용부에서는 조만간 이뤄질 부처 간부 인사도 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장관들은 정권 교체기 취임하면서 운영지원과장을 인선한 뒤 전체 인사 계획을 만들었다. 이 장관은 "일 잘하는 사람을 쓰는 것인 공직 인사에서 공정의 가치"라며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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