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지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장 지난달과 이달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도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개인 소비마저 둔화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5%로 대폭 낮췄다. 올해 전망치도 기존 2.6%에서 2.4%, 내년 전망치도 2.2%에서 1.6%로 낮췄다. 이유는 소비지출 감소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체 지표에 따르면 4월 말~5월 초 소비지출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5월에는 소매 부문에서의 지출이 급감하고 5~6월에는 서비스 부문에서의 지출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는 정황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앞서 13일 발표된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11년 만에 최저치인 59.1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8% 넘게 하락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 내 소비 심리를 파악하는 주요 경제지표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5월 초 소비 심리가 1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소비 약세가 이달 말과 다음 달 초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동안 소비를 이끌었던 온라인에서의 지출마저 줄어들고 있다. 어도비에 따르면 4월 미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지출한 금액은 77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월과 2월 지출액이 각각 12.2%와 15.5%로 두 자릿수 이상 늘었던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어도비 디지털인사이트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비벡 판디아는 “거의 몇 년 동안 급증했던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날 CBS에 출연한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경기 침체로 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확실히 (경기 침체로) 가고 있다”며 “매우 매우 높은 위험 요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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