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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美 심각한 경기침체 안 와” vs “길고 깊은 침체 온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위키피디아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하락한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1.20% 떨어지면서 낙폭이 1%가 넘었고 S&P500은 0.39% 내렸는데요. 다우지수는 소폭(0.083%) 올랐죠. 베어마켓 랠리라는 예상을 입증하듯 지난 13일의 오름세가 전반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는데요.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논쟁이 한창입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중국의 소매판매 급감(전월 대비 -11.1%)과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11.6을 기록한 것도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뉴욕주의 제조업 현황을 보여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치(24.6)보다 35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시장 예상치(16.5)도 밑돌았는데요.

오늘은 새 책 ‘21세기 통화정책: 연준, 그레이트 인플레이션부터 코로나19까지’을 낸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경기침체 가능성과 연준 대응에 관한 분석, 그리고 월가에서 나오는 향후 증시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버냉키 “연준 인플레 대응은 실수…인플레 기대 안 움직이면 심각한 경기침체 없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은 가능”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와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언제 시작됐어야 하느냐는 이슈에 관해 “복잡한 문제다. 문제는 왜 그들이 대응에 늦었느냐다”라며 “돌아보면 그것은 실수였으며 그들(연준)은 그것이 실수였다는데 동의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명확히 연준의 실수가 있었음을 지적한 것이죠.

다만, 버냉키 전 의장은 연준이 왜 그랬는지는 이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파월은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때 제가 이끄는 이사회에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경고를 줌으로써 이를 피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이것이 지난해 연준이 인플레 압력에 더 빨리 대응하지 않은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일텐데요. 버냉키 전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를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을 조여야만 할수록 경기침체 가능성은 커지고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연준이 얼마나 많이 긴축을 해야만 하느냐는 공급망과 원자재 가격 같은 그들이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요.

그렇다고 그가 경기침체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 건 아닙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올해 중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데요. 그는 “올해 중 어느 시점에 연준의 개입 없이도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스스로 내려올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연준은 금리를 중립수준보다 약간 더 올리면 될 것이고 그것은 3%대 어딘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연준의 인플레 대응에 실수했다고 지적했다. AFP연합뉴스


이 경우 수요가 줄어들겠지만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인데요. 버냉키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내려간다면 연준이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지 않을 것이고 이는 경기둔화로 이어지겠지만 심각한 침체는 아닐 것”이라며 심각한 경기침체가 오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움직여야 한다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즉, 1970년대에는 사람들이 연준은 신뢰하지 못해 인플레이션 기대가 치솟는 바람에 광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했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측정하는 방법은 조사나 브레이크 이븐 레이트(BEI)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아직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말인데요.

다만, 그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우호적인 시나리오 아래에서도 경기는 둔화하고 1~2년 간 낮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시기가 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리하면 버냉키는 연준이 실기했다고 보면서도 올해 인플레이션이 자연적으로 어느 정도 떨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 또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경기침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셈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피하기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요.

그의 말에서는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는다 ②단, 3%대까지는 인상해야 할 것 ③미국 경제 강해 경기침체 안 갈 것 ④경기침체 판단에는 인플레 기대가 중요(인플레 기대 상승 시 강력한 금리인상 불가피)하다 ⑤스태그플레이션은 가능 등이 핵심인데요. 마시 맥그리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선임 투자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과 7월에 각각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데 그 이후에는 매 회의마다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1년 후쯤이면 아마 기준금리가 3.25~3.50%에서 인상이 끝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거시부문에 커다란 먹구름”…“경기침체 사람들 생각보다 더 심할 것”


버냉키 전 의장의 말처럼 올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계속 나오는데요. 리즈 영 SoFi의 투자전략 부문장은 “올 들어 시장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로 가고 있는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 1분기에 성장률이 마이너스였고 국채금리 수익률 역전이 있었지만 올해 경기침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에 깨닫게 될 텐데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나을 것이며 인플레이션은 피크고 아마도 침체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월가의 전반적인 시각은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올해는 아니라 내년이며 짧거나 얕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스트래티직 웰스 파트너의 마크 테퍼는 “사람들은 경기침체 확률이 50% 미만이며 올해가 아닌 내년이며 짧고 얕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며 “나는 경기침체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길고 깊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실업률과 경기침체에 상관관계가 있으며 앞으로 1100만개에 달하는 구인 건수부터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인의 50% 이상은 퇴직금으로 갖고 있는 것이 5만 달러 아래로 이들이 401k가 10% 더 떨어진다고 걱정하지 않는다. 당장 인플레이션을 더 걱정한다”고 했는데요. 이는 연준이 인플레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고 그 결과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인플레에 미국 가계가 똑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1년 전보다 월평균 341달러를 더 지출해야 한다. 연합뉴스


좋지 않은 요인은 많은데요.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는 “우리의 국제유가 전망 기본 수치는 배럴당 125달러지만 150달러까지 오를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경계했고, CNBC는 이날 “마스터카드 자료를 보면 전반적인 e커머스 매출이 최근 2개월 간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소비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물가상승에 미국 가계가 동일한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1년 전보다 월 평균 341달러를 더 지출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소비가 줄 수 있습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6%에서 2.4%로 낮췄는데요. 내년도 2.2%에서 1.6%로 조정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이 소비지출을 압박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보완적인 자료를 보면 4월 말과 5월 초에 소비지출이 둔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10년 만에 가장 낮은 소비심리를 보면 이런 약세는 5월 말과 6월에도 지속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59.1로 11년 만의 최저치이며 1년 전보다 28%나 낮은데요.

이렇다보니 거시 부문에 커다란 먹구름이 끼어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맥그리거 BofA 선임 투자 전략가는 “유럽과 중국의 성장에 큰 물음표가 있으며 이처럼 거시와 관련된 커다란 먹구름이 사람들의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며 “나는 아직 시장에서 투매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며 불행히도 우리 앞에는 여전히 변동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3R이 어떻게 풀리느냐가 관건”…모건스탠리는 S&P 3400·UBS는 3600 가능성 제기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일텐데요. 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알리 맥카트니는 “지금 상황에서는 기다려야 한다”며 “지금 시장에서 3R이 진행되고 있는데 사람들이 다시 매수를 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명확해져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3R는 금리(Rates)와 경기침체(Recession), 일반적 리스크(General Risk)에서 R만 따온 것인데요. 금리가 얼마나 갈지가 중요하고, 경기침체로 가느냐 안 가느냐, 마지막으로는 중국의 셧다운(폐쇄)과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 위기 문제가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죠. 그동안 전해드렸던 것을 3R로 묶은 건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대로 월가 투자은행(IB)들의 주가 전망치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한 기관이 내리니까 봇물 터지듯 이어지는데요. 골드만삭스가 S&P500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700에서 4,300으로 내렸는데요.

모건스탠리는 S&P500이 34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마이클 윌슨이 이끄는 전략가들은 “경기침체의 위험이 실질적으로 증가했다”며 “우리가 볼 때는 주가는 여전히 과대평가돼 있다”고 했는데요. 이들은 S&P가 34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날 종가를 고려하면 15% 이상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거죠. 내년 봄에는 3900선까지 회복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변동성은 클 것 같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경제와 증시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연합뉴스


UBS는 3600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바누 바웨자 UBS 인베스트먼트 뱅크 최고 전략가는 블룸버그TV에 “최근의 사이클은 성장에 관한 것이 아니며 유동성에 관한 것”이라며 “나는 더 많은 조정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최악의 경우에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실질 금리는 더 높아지는 사례가 올 수 있다. S&P는 3600으로 향햘 수 있으며 나는 이것이 오직 성장에만 국한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내다봤습니다.

물론 최근의 하락이 좋은 진입 시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죠. 스콧 그로너트 씨티 애널리스트는 “S&P500 지수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미래의 성장 우려를 가격에 다 반영하는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 증시는 기로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또 여름을 지나 하반기로 가면 경제도 시장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보죠.

상황이 매일매일 변하고 있어 단기 전망조차 쉽지 않은 요즘인데요. 퓨 리서치 조사결과 미국인들의 약 70%가 인플레이션이 미국이 당면한 최대 문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플레와 경기침체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듯한데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에서의 자금유출과 그에 따른 변동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성장과 투자 전략 전반을 되짚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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