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 여름 폭염에 대비해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냉방용품 및 냉방비를 지원하고 폭염 발생 시 도로 온도를 낮추기 위한 물 청소를 확대하기로 했다. 환경 공무관의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 발생 시 근무를 중지하거나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호흡기 질환과 같은 피해를 유발하는 오존 줄이기에도 나선다.
서울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우선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과 함께 취약계층 1만 6000가구에 선풍기를 포함한 냉방용품과 건강식품, 쿨스카프 등을 제공한다.
또한 도시가스·수도·전기요금 연체 및 냉·난방 물품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한 에너지 취약계층에 냉방비를 최대 10만 원까지 지원하는 서울형 ‘그린e긴급복지지원사업’을 진행한다. 동 주민센터, 사회 복지 기관을 통해 신청서를 접수 받고 최대 1000가구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폭염·한파에 대비해 취약계층이 에너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올해부터는 겨울 바우처 중 최대 4만 5000원을 여름에 사용하거나 여름 에너지 바우처 잔액을 겨울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하루 최고 체감 온도 33도 이상 수준의 폭염 발생 시에는 주요 간선 도로 및 일반 도로에 대한 물 청소 작업을 강화한다. 자치구 및 서울시설공단의 살수차를 활용해 물 청소 횟수를 하루 1~2회에서 2~3회로, 시간대는 오후 12~4시에서 오전 10시~오후 4시로 확대한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도로에 물을 뿌릴 경우 버스 중앙차선의 승강장 기온은 0.8도, 도로면 온도는 6.4도, 주변 인도 기온은 1.5도 각각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시는 연면적 1만㎡ 이상 규모의 대형 공사장 181곳에 대해서도 시공사에 주변 도로의 물청소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여름철 야외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환경 공무관의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시 작업 중단 또는 시간 조정, 휴게실 냉방 시설 지원 등의 대책을 추진한다. 광진구 중곡2동·동작구 노량진을 포함해 환경 공무관 휴게실 22곳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후 냉방 시설을 교체한다.
기온이 높고 햇빛이 강한 여름철에 나타나는 오존 농도 상승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10월 15일까지 오존 예·경보제를 시행한다. 하루 두 번 오존 예보를 안내하고 오존의 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을 넘으면 오존주의보를 발령한다. 오존의 주요 원인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 줄이기를 위해 6월까지 주유소·세탁소와 같은 사업장 740곳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관급 공사장과 공공 간행물에 사용되는 도료와 잉크를 VOCs 사용을 줄인 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전 지구적 기후 위기가 시민의 일상,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서울시의 대책에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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