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마리우폴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수비대를 전범으로 규정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들의 포로 교환을 금지하는 한편 사형 집행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AP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의회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아 있던 우크라이나 수비대의 포로 교환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아조우스탈 수비군 가운데 전쟁범죄자가 있다"며 "이들은 포로 교환 대상이 아니라 재판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마리우폴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한 이후 아조우스탈에 남아 있던 우크라이나 수비대 260여명이 항복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중상자 51명을 포함해 265명의 우크라이나 수비 병사들이 항복했다"고 밝혔다.
항복한 우크라이나 수비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근 올레니브카 마을의 옛 죄수 유형지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수사위원회는 "이들을 심문해 민족주의자들을 가려내겠다"며 "민간인 대상 범죄 여부를 판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법무부도 아조우스탈 수비군 가운데 일부가 소속된 '아조우연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요청했다. 오는 26일 이에 관한 법원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 내부에선 이들의 사형 집행까지 거론된다. 가디언은 일부 러시아 관리들을 인용해 "포로로 붙잡힌 아조우스탈 수비군은 재판을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측 대표단 일원으로 휴전협상에 참여한 레오니드 슬루츠키 의원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연대 대원들에 대해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이라며 "이들에게는 러시아의 사형 집행 유보 방침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들의 포로교환 협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리우폴에서 군사작전을 종료한 것은 영웅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항복한 우리 장병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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