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결혼으로 취득한 대한민국 국적은 무효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인 A 씨는 1995년 12월 국내 취업을 위해 한국인과 위장 결혼해 입국한 후 불법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입국 당시 A 씨는 중국 현지 브로커를 통해 위조된 중국 ‘호구부(호적부)’를 만들어 이름, 생년월일, 혼인 여부 등을 모두 바꾸는 이른바 ‘신분 세탁’ 수법을 썼다.
A 씨는 1996년 위조된 중국인 ‘B’의 신분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고, 이때부터 B라는 이름의 한국인으로 살아왔다. A 씨는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 혼인해 자식까지 낳았지만 가짜 신분을 이용해 2012년 또 다른 중국 남성과 혼인신고를 했고 대한민국 여권으로 12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재판에서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 재판부는 “허위 국적 취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범죄는 국내외적으로 다른 범죄와 연관될 수 있고 국내 법질서를 교란할 수 있어 예방적 측면에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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