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정책이 시행된 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 금천구와 관악구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증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전 거래보다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9일 아파트실거래가(아실) 통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6만 47건을 기록해 다주택자 대상 양도세 중과 배제 정책이 시행되기 전날인 9일 대비 4538건(8.2%) 급증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연초까지 4만 건대를 기록하다 ‘거래 절벽’ 현상으로 인해 매물이 쌓이면서 이달 1일에는 5만 5733건을 나타냈다. 이후 9일까지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10일부터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며 6만 건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가 6만 건을 넘어선 것은 2020년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경기(7.8%)와 인천(8.9%)에서도 공통적으로 매물이 늘었다.
서울에서 매물 증가세가 가장 큰 지역은 금천구로 매물이 9일 822건에서 19일 930건으로 10일 만에 13.1% 늘었다. 같은 기간 관악구 매물은 1475건에서 1650건으로 11.8% 증가했다.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 매물 증가율은 각각 5.2%, 7.7%에 그쳤다. 가격대가 높은 소위 ‘핵심 지역’일수록 매도 물량이 적게 나온 것이다.
아파트 가격 변동률 또한 지역별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셋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금천구는 전주 0.00%에서 이번주 -0.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관악구도 0.00%에서 -0.02%로 하락 전환했다. 반면 서초구(0.04%→0.07%)와 강남구(0.02%→0.03%)에서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 전체로는 전주에 이어 보합(0.00%)을 기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배제 정책이 시행된 후 매도 문의를 하는 다주택자가 확실히 늘어났다”며 “외곽 소재 주택을 우선 정리하려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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