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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범죄도시2' 손석구 "버스 액션신 3일간 촬영, 모니터링할 때 웃었어요"

'범죄도시2' 손석구 /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손석구는 모든 일에 담담하다. 별 거 아닌 듯하게 말하는 말투도, 과장되지 않은 연기도 모두 그런 담담함이 묻어 있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짙은 자리를 이어받을 때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는 말도 손석구이기에 수긍이 간다. 누구와도 차별점을 두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것에 집중했기에 영화 ‘범죄도시2’의 강해상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탄생했다.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는 지난 2017년 범죄액션오락 영화에 한 획을 그은 ‘범죄도시’의 속편이다. 마석도(마동석) 형사의 통쾌한 액션과 극악무도한 빌런 장첸(윤계상) 캐릭터가 흥행의 요인이었다. ‘범죄도시2’ 역시 마석도 형사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손석구는 장첸의 빈자리를 메우는 메인 빌런 강해상을 연기했다. 작품은 개봉 전부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 작품 역대 사전 예매량 4위에 오르며 지난 18일 개봉했고, 4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정작 손석구는 드라마 촬영을 위해 필리핀 체류 중이라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시사회 때부터 정말 가고 싶었는데 (인기에 대한) 현실감이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기다린 작품인데 공교롭게도 해외에 있다 보니 어느 정도의 반응인지는 제작 PD나 마동석 형에게 듣고 있죠. 빨리 한국을 가서 제 눈으로 그런 광경을 보고 싶어요.”

“완성본은 꽤 오래전에 봤어요. 주변 분들이 하나같이 말했던 것은 ‘등을 붙이지 않고 한 번에 다 봤다'는 것이에요. 저도 그랬거든요. 영화가 시작되면 100m 전력 질주하는 느낌이죠. 감독님이 끊임없이 새로운 장소에서 멈추면 안 된다고 했었어요. 그게 전략이고 살아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강해상은 베트남에서 한국관광객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 그는 돈을 위해서라면 납치, 협박,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인간이 대한 경외심은 전혀 없고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강해상의 악명을 듣고 그를 추적하기 위해 해외 수사를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강해상은 울분이 키워드였어요. 그렇다 보니 화가 많은 인물로 생각했죠. 내적으로는 제가 혈기왕성할 때 가졌던 울분과 화를 가졌던 걸 많이 떠올리려고 했고요. 어릴 때는 나만 못난 것 같고 자격지심이 있잖아요. 속에 화가 많았었죠.”

강해상의 내적인 키워드를 잡고 나니 외적인 콘셉트도 고민이 뒤따랐다. 복잡하지 않고 통쾌한 영화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보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럴수록 의상이나 분장 피팅 등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많은 버전을 거쳤다.

“촬영하기 직전까지 머리를 많이 길러 놓기도 했어요. 의상도 화려한 의상은 아니지만 모두 제작한 거예요. 피부 톤까지도 신경 썼고요. 태닝도 정말 많이 했는데 거의 1년 동안 태닝숍에 다니면서 피부가 많이 상했어요. 10kg를 찌우기 위해서는 무조건 많이 먹었어요. 전문 트레이너에게 트레이닝 받지도 않았고요. 헬스로 몸이 멋진 것보다 현실감 있게 해외에서 호의호식한 몸을 원했거든요. 무식하게 했죠.”





1편의 빌런 장첸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다. 조선족 사투리와 질끈 묶은 헤어스타일 등 장첸의 강렬한 캐릭터가 아직까지도 관객들에게 각인됐기 때문이다. 전작의 큰 성공 때문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자리이지만 손석구는 “부담감은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촬영할 때도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네가 메인 빌런이야? 그럼 장첸보다 잘해야 되겠네. 부담되겠네’라고요. 하지만 전 1편의 시나리오를 보고 똑같은 역을 연기하는 게 아니잖아요. 독립된 시나리오를 보고 분석하고 연기하는 건 늘 하던 거라 부담이 없었어요. 오로지 ‘강해상은 어떨까’ 생각하면서 시나리오에 있는 강해상을 기준으로 했어요. 이상하리만큼 차별점을 두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개봉에 앞서서는 매우 궁금하고 부담이 되긴 했죠. 비교도 될 거고 전편과 속편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요. 이미 개봉을 했기 때문에 제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강해상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 중 하나는 1편의 큰 팬이어서다. 영화관에 1편을 관람하러 갔다가 ‘이런 형사 영화가 우리나라에 나왔구나’라고 카타르시스를 느꼈었다. 이후에도 심심할 때마다 OTT를 통해 재관람했다. 봐도 봐도 재밌는 영화 중에 재밌는 영화라는 생각이 콕 박혀 있었다.

“제가 한때는 악역이 많이 들어왔어요. 피칠갑하고 거친 액션을 하고 언행을 하는 역할이 많다 보니 ‘들어오는 것 중에 가장 센 걸 한 번 하고 당분간 악역은 그만하자’는 생각으로 '범죄도시2'를 하게 됐죠. 1편을 정말 좋아하기도 했으니까요.”



손석구가 강해상이라는 캐릭터를 하나씩 쌓아올리면서 생각한 것은 딱 하나. ‘범죄도시2’에서 강해상의 역할은 관객들이 마석도라는 캐릭터 등 뒤에서 안전하게 있으면서 ‘아 저 새끼 잡고 싶다’라는 마음을 들 게 하는 것, 그리고 액션을 통해 악인이 무너지는 모습을 통쾌하게 보게 하는 것이었다. 마동석과의 호흡은 그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게 했다.

“마동석 형은 액션의 전문가예요. 실제로 타격감은 느끼지 못해요. 정말 안전하게 촬영하기 때문이죠. 보이는 타격감은 정말 커요. 맨 마지막 버스 액션신을 찍을 때는 우리끼리 모니터링하면서 많이 웃었어요. ‘현실에서는 한 대 맞으면 이미 기절해야 할 것 같은데 오래 버틴다’고 하면서요.”(웃음)

“처음에는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었어요. 이번에 많이 배운 건 힘을 빼고 한 박자씩 가야 힘이 있어 보이고 능숙해 보인다는 거예요. 마지막 액션신만 3일 찍었거든요. 리허설을 많이 해서 본 액션에 들어갈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그가 가장 뿌듯했던 신은 엘리베이터 액션신이다. ‘강해상이 마석도를 만나기 전에 마석도보다 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신이 있으면 어떠냐’고 먼저 제안했던 신이라고. 촬영 전부터 액션스쿨에 다니며 누구보다도 액션에 열중했던 그에게는 잊지 못할 순간이다.

“오케이(OK)가 난 신이 있었는데 제가 한 번 더하고 싶다고 해서 다시 찍었어요. 그러고 나서 다 같이 만족해해서 영화에 그 신이 들어갔고요. 잘 했던 선택 같아요. 액션 연습을 열심히 한 게 그런 이유 때문이거든요. 한 번 더하고 싶다고 할 때 두말 없이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게 만들고 싶었어요.”([인터뷰②]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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