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진 영화평론가가 이른바 '조국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을 본 뒤 “이 사람 조국, 진정 멘탈 갑”이라는 감상평을 내놨다.
오 평론가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그대가 조국'은 바로 '그런 날'을 준비하는 요한계시록 같은 작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큐멘터리 내용 중 특히 그가 계란 프라이를 해 먹고 밥에다 인스턴트 김을 얹어 먹는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면서 “불쌍하고 외로워 보였지만 그래도 잘 견뎌내는 것 같았다. 나 같으면, 보통 사람 같았으면 진작 항복했을 것”이라고 썼다.
오 평론가는 “조국 다큐 ‘그대가 조국’은 조국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보여주려 한 작품만은 아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며 “그보다 이 다큐는 우리 시대가 만들어 낸 집단의 광기를 보여주고 기록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광기가 작게는 한 개인과 한 가족을 어떻게 망가뜨렸으며 크게는 사회와 국가 전체를 되돌릴 수 없는 거짓의 나락으로 빠뜨리게 했는지를 그려 낸다”며 “집단의 광기는 곧 파시즘이다. 우리는 우리 안의 파시즘을 지난 3년간 뼈저리게 경험한 셈”이라고 짚었다. 오 평론가는 “그 파시즘에 경도됐든 그렇지 않았든 우리 모두는 지난 3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날이 머지않아, 아주 짧은 기간 안에 도래할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오 평론가는 지난 11일에는 조 전 장관을 향해 '순혈의 성자'라고 지칭하면서 "장담컨대 당신은 '아치의 노래 정태춘'을 보면서 꽤나 울게 될 것이다. '그대가 조국'을 보면서는 서서히 분노의 예열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글을 게재한 바 있다. 그는 “조국 다큐에 대해서는 누가 감히 쉽게 글을 쓸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다큐로 세상을 선동하자. 그리하여 세상과 윤석열과 그 일파들을 귀찮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한편 ‘그대가 조국’은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명부터 사퇴까지 67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현장을 담은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이승준 감독이 이를 연출했다. 이외에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 ‘노무현입니다’의 양희 작가 등 국내 이름있는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조 전 장관은 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보수라고 하는 분들, 윤석열 당선인을 찍은 분들이 이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며 “그걸 통해서 당시의 진실이 온전히 복구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계에 따르면 '그대가 조국'은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며 현재 전국 50여개 상영관이 열려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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