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떠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문구가 적힌 탁상용 패를 선물한 가운데, 앞서 윤 대통령이 해당 문구를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두 차례나 언급한 장면이 재조명되고 있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기념으로 윤 대통령에게 ‘The Buck Stops Here’가 새겨진 탁상 푯말을 선물했다. The Buck Stops Here는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의미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좌우명으로 유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루먼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집무실 책상 위에 해당 문구가 새겨진 패를 올려두었던 것을 착안해 장인에게 백악관 나무를 손으로 깎아 패를 제작하도록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유튜브 ‘윤석열-석열이네 밥집’을 통해 트루먼 대통령의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당시 ‘집무실 책상에 두고 싶은 것’이라는 질문에 그는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 어려운 자리 같다”며 “트루먼 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누구한테 미룰 수 없다’고 해서 ‘The buck stops here’를 붙여놨다고 한다. 내 책임을 잊지 않고 일깨워주는 상징물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지난달 20일에는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 출연해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트루먼 대통령이 자기 책상에다가 써놓은 팻말이 있다.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나한테 귀속된다는 이야기”라며 “궁극적으로 결정을 할 때 (대통령이) 모든 책임도 져야 하고, 국민들의 기대도 한몸에 받고 또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고 거기에 따른 책임은 평가를 받으면 되는 거죠”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른 선물로 자신의 이른바 트레이드마크인 조종사 선글라스를 전달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대학 시절부터 즐겨 쓰던 조종사용 선글라스를 선물하기 위해 미국 랜돌프사에 특별 제작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답례의 의미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나비 국화당초 서안(書案)’과 감색 모란 경대, 마크 로스코 전시 도록을 선물했다. 서안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책을 보거나 손님을 맞아 이야기를 나눌 때 사용한 일종의 좌식 책상이다.
김건희 여사는 방한에 함께하지 못한 질 바이든 여사를 위해 경대와 도록을 전달했다. 경대는 거울과 보관함이 합쳐진 전통 가구로, 조선시대 왕실에서 이웃 국가에 선물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서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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